<열살 전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라>
신경과학자들이 말하길, '뇌가 만들어진 목적이 사회성에 있다'고 한다(46). 주위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뇌세포가 발달한다고 한다.
사회성이 키가 자르듯이 저절로 키워지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건강한 사회성'은 '아이가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 부모가 발달시켜 주어야'한다(43)고 저자는 말한다.
유대인 부모는 1등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내 아이가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남과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71)고 한다. 남과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남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하기에 그들은 '하브루타(Havruta)'를 수행하는가 보다. 토론식 대화를 주고받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신경과학자가 말했듯이,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고 손을 잡을 때 발생하는 감정들이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활성화시킨다(46)고 한다.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해법을 얻는 유대인(71)과 미국 벨 연구소의 과학자(22)들처럼, 타인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호감이 있어야 하겠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부디 아이가 한쪽 눈을 가리고 세상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23) 말씀처럼 내 아이가 상대방의 슬픈 감정도 들여다 볼 줄 알고(29), 고자질보다는 이제는 어느 정도 컸으니 '남을 나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남의 잘못을 쉽게 들춰내는 것보다는 '남이 스스로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유도' 할 수 있는 '진실한 정직'(137)의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인격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친구'(153)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희망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참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나다. ^^ 감정에 남다른 관심이 많기에!
영화 초반에는 '소심이'를 이해하려기 보다는 답답한 마음에 "어휴"를 얼마나 외치며 보았는지 모른다. 옆에서 딸아이까지 합세할 정도면 '소심이'는 정말 소심한가 싶다. ㅎㅎ 물론 나라도, '소심이' 앞에서라면 '기쁨이'처럼 행동했겠지만 말이다. ^^; 하지만 중반부에 '소심이'가 코끼리를 닮은 상상인물을 위로할 때, 정말 아차 싶은 게 무릎을 치면서 봤다. '소심이'는 말했다, "눈물은 마음을 진정시켜 줘. 그리고 나에게 닥친 심각한 일들을 이겨 낼 수 있게 해". ㅋ ㅑ~!
슬픔 감정일수록 자세히 들여다봐야(29) 한다는 데 동감한다. 성인도 그러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아이의 슬픔도 공감해 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 부정적인 감정들..억누르는 대신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자기 마음을 챙겨야 합니다. - 28.
- 슬픈 일을 이겨 내는 방법은 무조건 힘내라고 응원을 받는 것도, 잊어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슬픈 감정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이해받을 때, 사람은 진정 어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쁜 일을 이겨낼 힘을 얻습니다. ... 슬픔 감정일수록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 29.
- 섬세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찾아냅니다. 단, 이것은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관심을 갖고 존중하고 공감해 줄 때 가능한 일입니다. - 29.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공감을 잘 하기는 할까? 싶은 반성을 해보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단둘이 있을 때에는 공감을 잘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데 막상 단둘이 아닐 때, 특히 친구와 놀다가 당했다면서 나에게 올 때에는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공감은 먼저 해주되 잘잘못은 너희끼리 해결해야 한다가 정말 모든 상황에 다 적절한 걸까, 그 수위가 어디까지인가, 지나친 쿨함인가, 등등.. 수많은 육아서를 읽으면서도 아직도 이해 반 헛갈림 반이다.
육체적인 싸움이 나지 않은 이상 관여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간혹 나는 그 육체적인 것을 어느 선까지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들끼리 그럴 수도 있겠지 싶지만 간혹 다른 어린이에게 지나친 허용을 주어서, 딸아이가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다른 딸아이 엄마라면 난리가 났을 일인데... 나의 "아이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딸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본책에서는 '고자질 vs. 정직함, 그리고 두려움'에 대해 137쪽에 언급하고 있다. 어릴수록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약점을 들춰내는 것을 정직으로 착각하는 아이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참다운 정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남이 스스로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진정한 정직이라는 것이다.
나도 아이에게 하고픈 말의 의도가 그런 거다. 예를 들면 최근에 "바보, 똥개, 멍청이"라는 말을 남자아이들과 어울릴 때 사용하는 것을 보고, 딸아이뿐만 아니라 남자아이에게도 그런 말은 나쁜 말이라고, 그런 말을 쓰면 하나도 안 멋지고, 안 예쁘다(간혹 남성성이 강한 여자아이도 있다;;)고 말해보자로 설명해주었다. 딸아이는 한동안 지키는 듯 싶다가, 상대방이 하니 나도 한다 주의로 엄마 몰래 했다가, 몇 번 오락가락 했다. 주의에 주의를 아이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있다보니, 이제 딸아이는 조금 기분 상하는 말을 자제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도 그런 말 사용을 최소한 딸아이 앞에서는 안하려 한다. 물론 장난스럽게 하는 거지만 진담처럼 마음에 상처가 될수도 있고, 실제로 어느 부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쁜 말은 하지 않게 하는 게 옳다고 본다. 이는 <4~6세, 아들 성장보고서>의 마이크와 제이크 일화( http://blog.daum.net/lovelycutekids/2586 )를 읽고난 후 여러 책들을 거쳐,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제 폭력으로 바뀌었다는 거다. 또다른 남자아이가 등장했다. 그 남자아이에게 할큄 당하고, 발로 차이고...
남자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풀 줄 모르고 표현할 줄 몰라서 무조건 육체적으로 먼저 나가니, 남자아이에게 일명 당하고 와서는 하소연 하는 딸아이를 보면 또 난감하다.. 이번에도 긴 나만의 싸움, 긴 프로젝트가 될 듯 싶다.
138쪽에 엄연히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 꼭 두려움 때문은 아니고, 물론 두려움도 포함될 특수 상황도 있으니까 두려움도 포함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눈감아 주고 부모에게 말하지 않을 때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 아이가 지금은 어려서 고자질 반 위로받고 싶은 반으로 와서 미주알고주알 엄마한테 하소연하지만 막상 크면 진정한 정직 아닌 정직인 듯, 이를 착각해서는 부모에게 말을 안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걱정도 된다.
위 3가지 상황들을 포함하여,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질 때쯤, 저자가 좋은 충고를 주셨다.
- 해로운 벗은 고정된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쉽게 굴복하고, 아부하고, 말이 앞서는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익한 벗과 해로운 벗으로 사람을 분류할 것이 아니라 해로운 말과 행동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나쁜 모습을 보일 때는 유익한 친구의 충고를 귀 기울여 듣고, 친구가 나쁜 모습을 보일 때는 실수를 돌아볼 수 있도록 나서서 도와야 합니다.
좋은 친구란 서로의 인격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 152~153.
-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지만, 아이들 친구 문제에 부모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친구를 사귀는 주체는 아이지 부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보기에 괜찮은 아이를 짝지어 준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아이를 순수하고 덕이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뿐입니다. - 153.
하지만 이 또한 '지나친 의무감'이 들게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저자는 그 '지나친 의무감'을 부모에게 효도나 형제 간의 양보에의 지나친 책임감에 빗대어 설명했지만, 나의 경우, 나는 딸아이를 옹호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타인에 모범이 되라고 가르치는 건 아닌가, '지나친 의무감'을 아이에게 주지는 않나 싶다... 뭐든지 과해서 좋은 건 없다고 때로는 내 아이만 감싸주는 것도 필요할 텐데...
한편 저자가 말하는 그 두 가지 '지나친 의무감'들이 나에게 제법 많은 편이다. 한동안 그것을 뿌리치려고 노력했다. 여러 감정코칭 서적들 중 한 예를 들자면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가 떠오른다( http://blog.daum.net/lovelycutekids/2353 ).
그러나 그 모범에 관해서는 그러하지 못했나 보다. 왜 그러는지..^^;
저자의 어머니처럼 나도 나름 '책망하지 않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머니(98)이고 싶다. 알기에 그러려고 많이 노력하고 슬픈 감정에도 충분한 공감부터 먼저 해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모범에 관해서 만큼은 간혹 그러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은게 없지는 않다. 모든 면에서 책망보다는 따뜻하게 감싸주는 걸 먼저 해야겠다며 다짐해본다. 특히 오늘까지의 놀이터 사건들이 그러했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면, 91쪽에 든 에피소드다.
아이의 자존심에 대해 내 블로그에 '자존심'으로 검색해보면 서평 중에 상당부분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아이의 자존심을 존중해주려고 나름 정말 노력 많이 한다. 같이 동행한 어른이 몇명이고 간에 아이가 내 아이 한명 뿐이라면 '모처럼 이런 상황이 기분이 좋구나'라는 마음을 먼저 먹고 차분하게 "그런데 여긴 사람이 많은 곳이니까 그만해야해"라고 우와하게 말을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내 아이 뿐 아니라 아이 친구까지 있는 상황에서는 그 모종의 모범이 발동하면서 참다가 참다가 내 아이를 호되게 꾸중하게 된다. 속으로는 왜 내 아이만이냐며, 내 아이만 혼낸 게 후회가 되다가도 내 감정컨트롤 커트라인을 아이가 넘어서면 어쩔 수 없다. 경고를 몇차례 했으니까, 일관성 있어야해로 마음에 쓰라린 위로를 한다. 가슴 한 구석에서 또 모범, 발동했구나 싶으면서...
창피할 수도 있을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안한다, 그저 꼭 껴안아 주고 아이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줄 뿐이다..
- 아이의 기분을 죽이는 말: "하지 마, 가만히 있어"라고 버럭 화를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 "얌전히 있으라고!" 결국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버릇없게 행동하는 것은 엄하게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창피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 그럴 때는 '모처럼 엄마랑 나와서 기분이 좋구나. 그런데 여긴 많은 사람이 함께 있는 공간이니까 나중에 뛰어놀자'라는 식으로 아이의 즐거운 기분을 죽이지 않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 91.
딸아이 유치원 원장님께서 말씀 중에 무릎을 치게 하는 단어가 있었다. 그 에피소드는 어느 한 아이가 너무 늦은 지각을 자주해서 하신 말씀이신데,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거야"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 아이도 말귀를 알아 들었던지 그 뒤로 지각을 안하고, "오늘은 제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지요?"라고 확인 물음을 한다고 했다.
마음 속에서만 간직한 채 아이에게는 해주지 않고 다른 말만 했던 상황을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라는 말로 아이를 타이르기로 했다. 아이가 기죽은 듯 지나치게 눈치를 보지 않게 하는 한도에서 약간은 필요한 말일 듯 싶다. 물론 남편이 아이에게 하는 짜증난 목소리의 잔소리로는 듣기가 참 싫더만...^^;;
<열살 전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라 >는 남보다 뛰어나게 살기를, 남보다 뛰어난 줄 착각하며 사는, 공부에만 치중하는 이 시대 부모들에게 저자는 나중에 저절로는 없다며 사회성은 애착 다음으로 반드시 키워야 할 육아의 필요조건쯤으로 주장한다. 동감하는 바이며, 그러기에 딸아이의 인성 교육에 많은 치중을 하고 있다.
저자는 학문 교육은 인성 교육을 하면 절로 키워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싶다. 타인을 존중하듯 내 아이의 생각들을 존중하면 되는 것이다.
그저 우리가 할 것은 충분하고 풍성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스스로 실험을 하게 '내버려두면' 되는 것이다. 그저 응원으로 지켜봐 주면 되는 것이다. 요즘 <지혜로운 부모는 강하게 키운다> 를 읽은 후로 '내버려두면서'를 자주 애용하고 있다. ^^ ( http://blog.daum.net/lovelycutekids/2684 )
- 자녀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라고 합니다. 배운 것들이 아이 안에서 쌓이고 쌓이다 차고 넘칠 때 지혜가 생겨납니다. 끊임없이 아이의 '다른' 생각들을 존중해 준다는 전제 조건 아래 말입니다. ...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 아이들..자신에게 잘 맞는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내 창의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입니다. - 76.
- 아이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이유로 부모가 원하는 대로 계획을 짜면 아이에게서 인생을 통째로 빼앗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숙제를 할 때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지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 197.
저자가 제목에 밝혀둔 '열살 전'은 뇌과학적인 데이터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 집에서 인성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재미나게 인성 교육을 해오고 있다. 글자를 익히기 전후로 인성 그림책도 꾸준히 읽어주고 있다. 말귀를 알아듣는 6세부터는 토론식 밥상머리 교육으로 인성 교육을 해오고 있다. 특히 내 '미니 사춘기'라 불르며 하소연하고 있는 7세전후로는 그 동안 해온 것을 다시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자기 멋대로 하려 하고 독립적인 아이 덕에 위로와 격려의 기다림 반, 강하게 토론식 반으로 타이르고 있다, 때로는 아이와 나만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
저자는 열살 전이라고 했지만, 나는 초등 입학 전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서 쉬는 시간마다 전화 하소연을 하고 싶은 충동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 아이 스스로 '덕이 있는 아이'기를 바란다.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冊부모를 위한 책冊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야단치는 엄마, 안아주는 엄마 - 길벗 [길벗스쿨-서평] (0) | 2017.05.21 |
---|---|
★★★서평★★★ 0~36개월 두뇌가 좋아지고 자존감이 커지는 말걸기 - 푸른육아 [책자람-서평] (0) | 2016.12.17 |
★★★서평★★★ 아이를 행복으로 이끄는 네 가지. 신뢰,열정,활동성,책임감 - 해나무 [우아페-서평] (0) | 2016.11.09 |
엄마만 모르는 것들 - 아름다운사람들 (0) | 2016.11.09 |
현명한 엄마는 아이와 싸우지 않는다 - 지공신공 (0) | 2016.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