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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부모를 위한 책冊/육아

★★★서평★★★ 4~6세, 아들 성장보고서 - 글담출판 [한우리-서평]

by 예똘맘 2016. 10. 12.







<4~6세, 아들 성장보고서>




남자아이 성장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관찰한 책을 읽게 되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부모교육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나는 남자아이를 키워보지는 못했지만 본책을 통해서 간접적이나마 남자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답변을 해줄 수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 






저자가 여자다. 여자가 남자아이 성장관찰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다름 아닌 저자에게 아들이 있고, 그에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를 두고 주변의 평가가 남다를 때 부모는 걱정하기 마련이다.


남자아이들이 겪는 경험과 문제들을 이해하기 위해 본책이 기획되었다. 4~6세 남자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유치원 안에 직접 들어가 2년 가까이 함께 지낸 기록을 정리해 쓴 책이다.





<4~6세, 아들 성장보고서>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 사실은 남자아이들 간에는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누군가 꼭 서열을 만들게 마련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옳다 그르다라는 개인적인 의견은 책에 담겨 있지 않았다.

사실 본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24쪽에 따르면 저자가 관찰한 유아원의 남자아이들 사이에 서열은 '마이크'가 맨 위, 그다음 '민형', 2순위로는 제이크와 롭, 3순위는 댄과 토니다.





'제이크'가 남 같지 않다. 왠지 모르게 수민양과 비슷하다. 그래서 더 관심이 많이 가고 걱정도 된다.


호기심이 많고, 엉뚱(180쪽)하지만 배려심이 많은 '제이크'는 사랑스런 아이(194쪽, 67쪽)다.





'제이크'는 서열 1순위 '마이크'로부터 주눅이 들어 있다. 마이크가 제이크에게 왜 "바보"라고 말했을까? 그리고 이내 제이크는 마이크의 이런 말 때문에 스스로를 '바보'라고 인정하기에 이른다(74쪽).


자신을 주눅들게 만드는 마이크를 친한 친구라고 생각(83쪽)하는 제이크.. 차라리 다른 이와 놀면 좋으련만...



저자는 왜 마이크가 제이크에게 "바보"라고 말하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를 깊게 생각하여 글을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볼 적에 그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의 첫번째는 바로 '토니'를 가까이 두기 때문이다.


토니는 서열에서 제일 꼴치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토니는 거의 마마보이(108쪽)이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모든지 의지하려고만 하는 울보다.

제이크가 토니에게 잘 대해 준 이후로 토니는 제이크만 따른다. 토니랑 놀아주는 유일한 친구가 바로 제이크(114쪽)였던 거다..





토니는 엄마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109~110쪽). 엄마가 같은 유치원 내에 있기도 하거니와 엄마가 선생님이란 이유로 다른 선생님들도 왠만하면 토니 편에 서서 토니에게 유리하게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다(123쪽). 토니는 점점 응석받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마이크' 입장에서 '토니'란 아이가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자다움을 지키기 위해 '뽀뽀'도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아직까지도 서슴치 않게 '뽀뽀'를 해주고(101쪽) 엄마의 사랑을 공개적으로 받고자 애걸하는 '토니'의 행동은 '마이크'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다.


한편 '마이크'도 '토니'처럼 부모가 이혼했다(42쪽, 109쪽). 그럼에도 둘은 참 다르다. 이를 '마이크'도 느꼈을 거다. '마이크'에게 '토니'는 나약하고 만족을 모르는 아이로 느꼈졌을 지도 모른다.


그런 '토니'의 유일한 친구가 바로 '제이크'다. 게다가 '제이크'는 다정다감하다. 왠지 동전 앞뒷면 같은 느낌일 듯도 싶다, 부드러운 듯 다른, 종이 한 장 차이..





두번째 이유는 '제이크'는 '롭'에게 늘 이러쿵 저러쿵 지적을 받는다는 점이다. '마이크'가 주도하는 모임에 불만인 '롭'은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규칙을 강요하는 것(171쪽)이다. 특히 '제이크'에게 규칙을 강요한다.. 정답이나 설명을 중시하는 태도는 '롭'에게 '마이크'를 대신하는 또 다른 권위를 안겨준다.



- 사실 롭 역시 처음에는 악당 클럽에 참여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점점 .. 답답하고 불리하다고 느끼는 듯했다. 자신의 생각과 상관없이 남자아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정해 놓은 규칙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결국 유아원 과정이 끝날 무렵이 되자 롭은 무리에서 벗어나 독립과 자율 그리고 자신감이라는 자기만의 남성성의 기준을 찾아 나섰다.

 롭의 사례는 남자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역량을 결정할 때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려 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혹은 되고 싶은 모습) 해야만 하는 것(혹은 되어야 하는 모습) 사이에서 아이는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정은 아이의 성장 방향으로 이어진다. ...(중략)...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아내고자 애를 썼다. 그 결과 롭은 이를 모두 양립시키는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조금씩 배우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 172~173.




'롭'이 말하면 '제이크'는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66쪽)도 사실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규칙에 예민해진 '롭'이 '제이크'에게 강요해 왔기 때문.

이에 대해 저자는 제이크가 "자신의 감정과 의견에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다른 식으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런 관계가 숨어 있었다.






'제이크'에게 서열 맨 아래인 '토니'가 가장 친한 친구라면서 달라붙지, '롭'은 규칙을 '제이크'에게 강요하지,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제이크'는 호기심이 많아 다소 엉뚱하게 보일 때가 있다.

이 삼박자가 어우려져서 '마이크'의 눈에는 '제이크'가 "바보"로 보였을 수도 있을 듯 싶다.



- 제이크: (장난치듯이) 빵!

  마이크: (맞서 쏘지 않고 단호한 목소리로) 쓰러져!

  제이크: (다시 총을 쏘며) 빵!

  마이크: (단호한 목소리로) 쓰러지라니까. 내가 "쓰러져!"라고 말하면 넌 이렇게...! (마이크는 총에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이크: (열을 내며) 그렇지만 너는 ...

  마이트: (제이크의 말을 가로막으며, 냉정한 목소리로) 아니, 내가 "쓰러져!"라고 말하면 넌 그냥 쓰러져 죽는 거야. - 72.


- 둘, 셋, 여섯, 여덟, 누가 이겼지? 바로 마이크야! 둘, 넷, 여섯, 여덟, 누가 졌지? 그건 바로 제이크야! - 73.


- ... 마이크가 제이크에게 "너는 바보야."라고 말하니 제이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나도 내가 바보인거 알아."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 74.


- 나: (제이크에게) 내가 지난번에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아니? 네가 스스로를 바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어.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말해 줄 수 있니?

  제이크: (솔직하게) 그거야 내가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나: 너는 네가 바보라고 생각하니?

  제이크: (솔직하게) 네, 그렇게 생각해요.

  나: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제이크: (솔직하게)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나는 네가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롭: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아니에요. 이건 그냥 제이크가 장난치는 거예요.

  나: (제이크에게) 아, 이건 그냥 장난이니?

  롭: 마이크하고 제이크가요.

  제이크: (장난치듯이) 둘, 넷, 여섯, 여덟, 누가 졌지? 그건 제이크야!

  나: 왜지?

  제이크: 그야, 졌다는 뜻 모르세요?

  나: 음, 그건 뒤로 물러난다는 뜻인가?

  제이크: 네.

  나: 왜 제이크가 졌다고 말하지? 제이크는 아주 훌륭한 아이인데.

  제이크: (솔직하게) 아니에요. - 74~75.


- ... 그런데 갑자기 마이크가 제이크의 그림책을 움켜쥐며 빼앗으려 했다. 제이크가 "야!" 하고 소리치자 마이크가 "민형이에게 뭘 좀 보여 주려고." 하며 이유를 서둘러 설명했다. 그럼에도 제이크가 책을 손에 쥐고 놓아주지 않자 마이크는 ..아까 한 말을 더 큰 소리로 되풀이했다.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마이크의 행동은 분명 옳지 않았다. 다른 친구였다면 자신의 생각을 강력히 피력했을 제이크였지만 마이크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듯 마이크의 기분을 달래 주기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마이크의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제이크는 계속 대화를 이어 나가려고 했다. - 81.


- ... 제이크에게 있어 마이크의 분노는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고 마이크가 왜 그렇게 자신에게 공격적인지도 불분명했다. 그저 마이크와의 관계에 있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이었다. 그리하여 지금 상황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순응하는 쪽을 선택한 듯했다. - 83.



저자는 보면서도 모른 척을 한 것인가? 책을 읽으면서도 왜 제이크가 마이크에게 당하게 되는지 분위기 상 뻔히 보이는데 말이다. 제이크에게 그 상황을 알려주면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알려주었더라면 참 좋을텐데... 물론 본책 후반부(214쪽)에 아이 행동에 개입해 바꿔 줄 필요는 없다고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여튼 안타깝다.


또한 겸손한 건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제이크'의 생각이 정말 궁금하다.. 걱정도 된다. 그저 남일 같지가 않다..





더 큰 문제는 '제이크'가 자신을 "바보"로 생각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당한 그대로 타인에게도 행동한다는 점이다.

'제이크'를 따르는 '토니'에게 '제이크'는 자신이 마치 '마이크'가 된 듯 '토니'에게 자신이 당한 것 그대로 행한다(88쪽). 점점 얄밉게 행동하고 다정다감한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는 '제이크'의 행동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 유아기는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남자아이의 심리적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전환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들이 낯선 외부 세계와 자신의 내부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발달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야 한다. - 73.


- 아들이 자신의 감정을 모두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분노와 수치심이라는 두 가지 감정만 지닌 어른으로 자랄지도 모른다. 이는 아들의 인간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 67.






'마이크'는 '강한 남성성'의 상징과도 같다. 하지만 '마이크'가 그렇게 강해진 데는 나름의 두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사실 '마이크'는 두렵기 때문에 강한 척을 하는 셈이다.

다른 유아원에서 서열이 낮아 불행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197쪽). 그리고 '마이크'는 "지금 당장 내 방에서 나가!"라고 화를 내는 누나가 있다(193쪽). 안 좋았던 옛 경험과 불리한 가정 내 환경이 '마이크'로 하여금 이중적인 모습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런 '마이크'의 마음을 부모가 제대로 어루어 만져주지 못하는 점도 있다..



- ... 그렇지만 마이크가 하는 말은 두 번 세 번 생각해 봐야 해요. 뭐라는 건지 곱씹어 봐야만 하지요. 예를 들면 마이크는 화가 나면 이야기를 제대로 안 해요. ... 말썽을 피워 저를 성가시게 해요. 갑자기 투명스러운 목소리로 .. 소리치죠. ... 심술궂은 태도로 .. 떼를 써요. 저는 쟤가 왜 이럴까 생각하다가 '아!'하고 그때서야 비로소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라요.  그래서 부드럽게 .. 물으면 마이크는 .. 인정하지요. 저는 그제야 마이크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지만 이미 저는 실랑이를 하느라 지쳐 있고 ... - 193.



'마이크'를 보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게 무턱대고 나쁜 행동을 먼저 저지르는 남자아이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남자아이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던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이처럼 '서열'을 만들고, '남성성'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는 남자아이들의 행동은 유아기 때부터 시작된다.



- 유아원 생활을 시작하며 아이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사회적 기대와 압박과 마주하게 된다.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던 본래의 능력을 감추게 되고 점차 고유의 품성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 '위기의 남자아이들(야무진 여자아이에 비해 산만하며 뒤처지는 남자아이를 칭하는 표현)' .. 이런 위기는 특히 유아기에서 초등학생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견되며, 행동이나 학습 분야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부각된다. - 208~209.



그 '기대'가 무엇일까? 바로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라는 유대감을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그렇게 '총'을 좋아한다.

하지만 '총'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저 '총'이 여자아이들이 가지고 놀지 않는 유일한 장난감이기 때문일 뿐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 이와 같이 총에 대한 관심은 남자아이들끼리 서로 유대감을 쌓는 수단인 동시에 자신이 남자아이임을 규정하는 방법이다. 남자아이들에게 총이란 여자아이들은 싫어하는 '남자아이만의 장난감'인 것이다.

 물론 굳이 총이 아니라, 다른 활동을 통해서도 서로 관계를 맺고 하나가 될 수 있다. ... 그렇지만 총싸움 놀이와 비교했을 때 이러한 놀이는 남자아이들끼리의 집단적 정체성과 동지 의식을 심어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러한 활동들은 남자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놀이 ... 물론 총에 대한 관심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자아이들을 강력하게 모아 주는 새로운 놀이들이 계속해서 생겨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 총을 던져 버리고 .. 놀이에 몰두했다. 그리고 유아원 시절을 보내는 동안 남자아이들의 관심은 또다시 바뀌어, 축구와 농구 같은 운동 경기에도 열광했다. - 95.



하지만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와 전혀 놀지 않는 건 아니였다.

남자아이들의 남성성을 해치지 않는 한에서 '마이크'는 여자아이들과 놀기도 했다. 아기를 돌보는 게 아니라 아기를 잡아오는 걸로.. -_-;;



- 어울리는 방식이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를 통해 서로 동등해지거나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자아이들이 마이크의 놀이 방식을 따름으로써 마이크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처럼 여자아이들과 즐겁게 어울릴 수 있었다. - 148.



그러게 최근들어 노는 모습이 꽤나 과격해진 수민양... 알고보면 이러면서 노는 건 아닐런지... -_-;


이 부분에 대해 책 후반부에 언급(210쪽)한 것처럼 긍정적으로 본다면, 여자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고루 갖출 수 있는 존재로 '발전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왜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반대로 부정적인 느낌이 들까... 마치, 나쁜 남자들 주위에 서성이는 어리석은 여자들이 보인다. 걱정스럽다..





게다가 '남성성'으로 똘똘 뭉친 '마이크'의 행동을 좋게 바라보는 여자아이가 있다(145쪽)는 사실이 적잖게 놀라우면서 걱정스러웠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쁜 쪽으로 지나치게 '남성성'을 지닌 남자 옆에 여자친구로 붙어 있는 여자아이가 스쳐지나간다.. -_-;;




남자아이들의 '서열'과 '클럽'에 대해 읽다보니, 왜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와 다른지, 그리고 왜 엄마들이 아들이 멀게만 느껴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토로하는지, 그 상황의 이면에 숨은 이유를 절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 악당 클럽에 대한 남자아이들의 생각과 참여 방식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아들의 성장 과정에서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마이크의 사례를 통해 강한 남성성을 강조하는 행동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 - 149.

- ...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워 나갔고, 행동도 점점 거칠고 산만해져 갔다. 그에 따라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행동하는 방식 역시 변해 갔다. ... - 153.

- 엄마들이 내게 자기 자식임에도 아들은 너무나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 155.

- 남자아이들이 자라면서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 이유에는 '인정 욕구(사회적 요인)'가 자리한다. 또한 부모 혹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관계욕구(관계요인)' 역시 남자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중략)... 남자아이들의 변화는 관계의 요소보다는 (외적 환경 등을 통해) 사회적 요소에 더 큰 영향을 받곤 했다. 왜냐하면 남자아이들은 성별과 관련된 사회화의 과정을 통해 행동하고 관계를 맺어 가는 법을 배워 나가는데, 이 경우 진정으로 서로를 알아 가고 받아들이는 기회가 줄어드는 대신 사회적 승인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160~162.

- 남자아이들이 동성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넓은 의미의 대인관계 능력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아이들이 포기하는 것은 세상을,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감성과 공감이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위해 이를 외면하는 사이 오히려 인간관계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 219.



어쩌면 사회 전반에 자리잡은 '남성성'이라는 편견이 남자아이들을 더욱 그렇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 여전히 남자아이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그 남성성에 대한 기준이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것들이며, 남자아이의 행복한 성장마저 방해하고 있다. 우리가 남자아이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은 사실 아이들의 진짜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주입된 편견일 뿐이다. - 210.


저자는 저렇게 말하면서 '프롤로그'에 밝힌 자신의 아들에게 처한 상황과 그 유아원 선생님의 편견에 강하게 반발한 셈이다. ^^



어찌되었든 우리 어른들도 아들이 자신의 본연의 품성을 간직하기를 바란다.


- 아들이 비록 자라면서 사회적인 기대와 기준에 순응해 갈 수밖에 없을지라도 여전히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바로 그 순간을 즐기며' 살기를 바랐다. - 181.

- 엄마들은 아들의 섬세함과 책임감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들의 이러한 모습은 대단히 흐뭇하면서도 놀랍다고 했다. - 194.

- '필요한 순간'마다 곁에 있어 주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덕분에 둘만의 특별한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지곤 한다는 것이었다. - 195.




그럼, 어른이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있다! 어른들이 할 건 부정적인 편견 없이 아이를 대해주고 '긍정적인 기대'와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드러내는 것이다.


- 아이들은 이처럼 자신들을 향한 어른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 긍정적인 기대와 평가를 많이 드러낼수록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실제로 아이들이 했던 착한 행동들을 조목조목 짚어 주었다. 그러자 그 일 이후로 마이크와 롭의 태도가 몰라보게 친절하고 상냥해졌다. 이처럼 어른의 긍정적인 기대는 남자아이들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주고자 노력하게 만든다. - 158~159.

- 판단하지 않고 듣기. 대단히 높은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이었을 테지만 아빠들은 아들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했다. 이때 무엇보다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188.

- 감정의 롤모델이자 위안처가 되어 주기. 아빠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주고 싶어 했다. ... 이를 위해 아빠들은 아들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확신을 가지는 한편 자신의 약한 감정을 감추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손을 내밀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189.

- 남자아이를 남자로 키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부모는 아이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품성과 능력을 개발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 211.


저자가 본 남자아이가 '이미 가지고 있는 품성과 능력'이란 '있는 그대로 느끼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능력'과 '풍부한 상상력과 밝고 쾌활한 성격'(177쪽)이다.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그 즉시 받아들이고 반응할 수 있다는 것'(179쪽, 62~66쪽)도 포함된다.


- 믿을 수 있고 친밀한 사람과의 관계 .. 부모는 이러한 관계를 쌓아갈 수 있도록, 아들이 갖고 있는 대인관계 능력과 감정 능력을 일깨워 주고 이에 자긍심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들의 친구 관계를 살펴야 한다. ... 부모는 또한 남성성, 성공 등의 정의를 새로 알려 주고 이에 대해 모범을 보여 줘야 한다. - 215.




다만, 주의할 점으로 '억지로 하지는 말자'는 점이 강조되었다.



- 그러나 남성성을 상징하는 모든 기준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자신감이나 독립심과 같은 기준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모든 사회적 기준이 남자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억지로 따르게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 211~212.


- ...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따르지 않는다.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나 가정(학교)에서의 관심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 - 212.

- 남자아이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위해 꼭 아이의 행동에 개입하여 바꿔 줄 필요는 없다. 최소한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 '사회적 기대와 또래 친구 사이에서의 문제 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욕구' 이 중에서 꼭 어느 한 쪽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 균형만 잘 맞춘다면, 이 둘을 동시에 유지해 갈 수 있다. - 214.

- 진짜 위험은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 통찰력을 잃어버림으로써 과도한 타협을 시도하는 일이다. ...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의지와 욕구를 자신도 모르게 포기하게 될 때가 있다. ...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다른 사람과의 관계마저 방해한다.
 이는 반대로 말해 사회적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의 기대에 응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다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해 나갈 기회가 많아질 것을 뜻한다. - 214~125.







오타가 있다!

159쪽 위에서 다섯번째 줄, "선생님은 꼭 그렇지만은 아니며, 마이크와 롭을 향해 너희들 역시 매"에서 '아니며'를 '않으며'로 수정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