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구슬 다툼>
옛이야기가 총 9편이 나오는 본 책은 읽다보면 비슷한 주제가 반복되고 있음을 느끼면서 한국 사회에 특유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요즘은 그러한 정이 많이 줄어들고 어떤 부분에서는 퇴색되어 있기에 본 책을 읽으면서 그 옛날 그 시절만의 특유의 향취를 느껴본다.
주제가 비슷하구나 생각하면서 책을 다 읽고 다시 앞 쪽을 읽어보니, '결초보은'이라는 '은혜'에 대한 주제가 강조되어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누군가로부터 은혜를 입었으면 그 사람에게 반드시 은혜를 되갚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옛 이야기에서 늘 나오는 주제.
귀신이야기나 도깨비이야기 조차 우리나라 옛 이야기들은 모두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보답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새삼 이것이 한국사람의 특유의 정 문화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옛날 이야기 덕에 우리는 귀신이나 도깨비에 대한 두려움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옆나라 일본때문에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엮은이의 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유독 은혜 갚은 이야기에 끌린 까닭은 겁쟁이였던 아에게 귀신과 도깨비라도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보답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에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에 등불이 켜지듯 시커먼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
그러고보니 나도 그 어릴 때 밤에 불 끄고 컴컴해지면 엄마든, 놀러온 이모든, 무서우면 귀신 도깨비 이야기를 그러 해주셨는데.. 막상 되짚어보면 엮은이의 맘이 내 맘 같았었다.. 아마 다 이심전심이지 않을까~
옛 사람들은 그리도 사람이듯 짐승이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아낌없이 베풀라'는 것은 이 시대에 좀처럼 실천되기도 어렵고 이해되기도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 마음 저 깊은 그 어디에선가는 은혜 이야기가 자리잡고 있음은 느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주려면..
아마 이 책을 읽게되면 자연스레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양에서 가장 큰 집 찾기>
조선 시대에 한 임금님이 산골 아낙네로부터 메밀묵 대점을 받고, 그 보답으로 아낙의 아들에게 원님 벼슬을 주었다는 아야기이다.
메밀묵 대접이 그리도 대단했나 싶은데.. 아마도 이 이야기는 그 메밀묵도 메밀묵이지만 사람이 착하고 순박하게 살다보면 복을 받게됨을 의미하지 않나 싶다.
<잘못을 뉘우친 도둑>
어떤 도둑이 한 부자 노인의 집에 도둑질을 하러 갔다가 노인에게 들켰는데, 막기는 커녕 오히려 노인은 도둑에게 쌀을 주고는 도둑질을 하면 안 된다고 타일르게 된다. 이후 마음을 고쳐먹고 살다보니 부자가 된 도둑은 어느 날 가난하게 된 노인에게 그 옛날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이다.
도둑이라는 테마에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은근히 매력이 있는 이야기이다.
어려운 이를 도와야지 하고 생각했는가..? 어려울 때 착한 노인 같은 분을 만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하고 희망적인 생각을 했는가~? ^^
<나그네 덕에 살린 삼대독자>
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대접을 잘해 주어 삼대독자를 살렸다는 이야기이다. 그 옛날 사람들은 넉넉하지 않아도 '사랑방'은 꼭 있었던 것 같다. 한옥 구조상 그런지는 몰라도 참 특별하다~
요즘시대에 어느 누가 낯선이에게 방을 떡~하니 제공해주고 몇 날을 음식상을 차려주고, 게다가 나중에 노잣돈에 쓰라고 돈도 손에 넣어주고는 보내는가 말이다! 정말 대단한 정이 아닐 수 없다.. 신기하고, 신기하고, 신기하다~
어찌보면 그 이후에 나오는 등장인물 손님차사(손님은 천연두를 말한다. 옛 단어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이 덧붙여 있어서 아이들이 읽기에 좋다)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손님차사에게 아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말이다.
좋은 인연 맺기. 이 책은 은혜갚기 만큼이나 좋은 인연 맺기 또한 강조해서 말하고 있다고 본다.
생각해보면.. 좋은 인연 맺기, 정, 은혜 갚기.. 이런 옛 주제들 덕분에 한국 특유의 문화를 만들게 된 듯 싶다~
<삼천 냥의 보은>
열 살의 어린 소년이 삼천 냥이 없어 죽으려는 두 여인에게 은혜를 베풀었다가 후에 장성하여 그들로부터 전혀 뜻하지 않게 자신이 베푼 은혜에 대한 보답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본 이야기에는 자기가 베푼 은혜를 다시 되돌려 받지 않으려는 순수한 선행이 보여지고 있다.
삼천 냥을 떡 하니 모르는 이에게 준다는 것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 삼천 냥이 본인이 힘들게 모은 돈은 아니기에 그리도 쉽게 줄 수 있었을까..?
은혜를 베풀 때에는 훗날 보답을 바라지 말고 순수하게 선행을 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본 이야기는 내용이 길어서 그 안에 참으로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구절들이 있는데, 어찌보면 늙은 노인 종도 아낙네도 당연 그래야 함을 이야기 속에 담고자 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째든 아낙네도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왜냐하면 남편이 밥을 빌러나갔는데 그것을 보고 다음 날 아내도 따라 빌러나간다. 남편이 얻어다 주는 밥으로만 먹고 살 수 없다면서..
정말 대단한 여인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한 환경에 자란 여인이여서 당연하게 여겼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보지만 글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보니, 그 새색시가 대견하게만 여겨진다~
(아내란 자고로..내조란 자고로..하며 썼겠지라고 삐뚤게 보면 한 없이 삐둘게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a)
<개로 태어난 어머니>
자식들을 위해 지독하게 아낌 살다가 줄은 어머니가 염라대왕의 벌을 받아 개로 태어났는데, 아들이 그 개 어머니를 정성껏 모셔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가족 구성원 내에서도 은혜 베풀기와 은혜 받기 또한 의미있음을 나타내주고 있음을 본다. 오늘날에는 부모에 대한 은혜 갚기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필요한 주제라고 본다..
우리나라 옛 이야기에는 '명당'이라는 개념을 잘 묘사해주고 있기도 하다. 돌아가신 부모를 명당에 묻으면 후손이 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편, 다른 생각이 들게하는 이야기이도 하다.
본 이야기 그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를 책 뒤 '해설'에서 덧붙여 있는데.. "..물론 그냥 복을 주는 건 아니고 해마다 돌아가신 날에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 제사를 지내며 길이길이 기억하는 방식으로 은혜를 갚을수 밖에 없겠지요."
마음에 들다가도 안드는 귀절..
제사의 의미가 좋은 말씀임은 사실이나 왜곡되고 변질되지 않았나 싶은게 제사는 본인들이 해야할 부모에게 은혜갚기일텐데..왜 아낙네와 며느리가 하고 있는지는 당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기사 너도나도 '명당'하는 것도 자기 욕심 채우기 같기도 하다..
위 모든 좋은 옛 이야기도 잘 못 받아드리면 왜곡될 수 있겠구나 싶다.
<개와 고양이의 구슬 다툼>
한 할아버지가 자라를 구해 주고 얻은 구슬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로 할아버지의 건넛마을에 사는 친구에게 구슬을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하게되자 할아버지로부터 은혜를 입은 개와 오양이가 은혜를 갚으려고 구슬을 되찾아 온다.
옛날에 본 동화책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싸우게 되었다고 끝나는데 본 이야기는 행복한 결말이다.
<두꺼비의 도움으로 목숨 구한 처녀>
한 소녀가 지네에게 베물로 바쳐지게 되는데 밥을 먹여 키운 두꺼비 덕분에 자신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은혜 갚은 호랑이>
어떤 사람이 호랑이 목구멍에 걸린 금비녀를 빼주고서 그 호랑이로부터 명당, 재물, 색시 등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한 번 얻은 은혜를 정말 제대로 갚아주는 호랑이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슴을 구해 준 사슴과 구렁이>
한 노인이 물에 떠내려가는 청년, 사슴, 구렁이를 구해 주었는데 청년은 노인을 배신했지만 사슴과 구렁이는 노인에게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이다.
사람과 동물을 대비시켜 사람이라면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 되겠다는, 동물보다도 못한 사람이 되면 않되겠다는 느낌이 들게끔 해준다.
은혜 베풀기, 은혜 갚기, 정, 좋은 인연 맺기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삶,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게 된 이유가 옛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고이고이 계승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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