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감정여행>
가슴깊이 위로를 받으면서 읽은 책이다.
직접 이야기를 나눈 듯 섬세한 느낌이다.
어려울 듯 한 '제목'들이지만, 내용은 술술 물 흐르듯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첫발은 '시' 한 편으로 시작된다.
'시' 옆에는 내담자의 짤막한 소개가 담겨 있다. '진단'이 다소 어렵다. 하지만 내용을 읽으면 곧 이해하게 된다.
내용 전개는 '일상 - 기억 - 상담 - 고백 - 사랑 - 사랑의 등정' 순으로 풀어나간다.
'일상'을 읽다보면, 내담자와 특유의 공감대가 형성되곤 했다...^^; 22쪽 끝에서 웃음도 나온다. 24쪽에서 내담자가 '책을 뽑아들고 읽는' 그 모습이 이해되기도 했다.
'기억' 속에 자리잡힌 오류들을 상실시키기 위해 어릴적 기억, 지난날 기억들을 들춰본다.
그런 뒤 '상담'에 들어간다.
저자는 27쪽에 '감정'을 '불안과 우울'로 본다고 말한다. '불안에서 수치심이 파생되어 나오고 우울에서 연민이 파생되어 나온다'고 한다.
누구나 29쪽 지수 씨처럼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환원하고픈 욕망'이 있을 거다. 그런 자신을 연민하지도 동정하지도 말고, 공감하라고 전한다.
"자기 환상속의 연민은 위험하고, 동정도 우월적인 시선이지요. 이기적이에요. 공감은 이타적이지요. 공감할 때만이 카타르시스를 일으켜요. ... 공감하려고 해보세요. - 31"
내담자는 '상담' 후에는 꼭 '고백'서를 써온다.
'상담' 중일 때는 어린 아이와 같은 내담자들도 '고백'서에는 어른스러움이 느껴진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뭐든 마음 먹기에 달린 듯 싶다.
'고백'서를 내담자가 들려줄 상대방에게 읽어 주고난 후, 그 뒷 이야기를 '사랑'에 담고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이 신이예요. 이해받지 못하니까 신을 찾는 거죠. ...(후략)... - 36"
시 한 편으로 시작해서 시 한 편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감정(Emotion)의 스키마(Schema)'로 정리된다.
개인적으로 첫번째 글부터 느낌이 좋아 끝까지 술술 읽게 되었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정보도 얻는다.
그 뜻하지 않은 정보라는 것 중에 '상실'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큰 상실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 새삼 놀라웠다.
단유법 중 '반창고나 빨간약, 홍삼을 발라요'가 있는데, 결코 남자애들에게는 좋은 방법은 아닌 듯 싶다. 그게 그렇게나 큰 상실감에 이어 분노까지 느꼈다니... 69쪽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인간의 사고와 판단은 어린 시절 영향이 크다. 낯설고 두려워서 무엇이 좋고 나쁜지 잘 모른다. 어린 시절 자신이 경험해보고 익숙한 것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 사랑은 자신의 뜻보다 상대방의 뜻에 따라 사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다. - 105"
"아기는 어릴 때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느낀다 - 116"
"문제가 발생할 때 그것을 푸는 원리를 난 감정고백으로 봐요. - 98"
"서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절차가 꼭 필요해요.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살다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니 우리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자. - 75"
"마음을 비운다는 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산다는 거예요. ... 컴퓨터는 끊임없이 끼어드는 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써 언제라도 기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요. 우리도 끊임없이 끼어드는 감정의 찌꺼기들을 없애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해요. 비운다는 것은 바로 그런 역동적인 거예요.
감정의 찌꺼기가 끼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피하면 안 되는 거죠.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살아야 해요. - 148"
"'목마르다'는 말은 육체적인 고통의 상징이고,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말은 존재적 박탈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는 것은 몸과 존재를 다 버리는 고통을 통해 존재의미를 숭고하게 완성시킨다는 말이다. - 149"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느낌을 사회 속에서 조건화시키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여 영속화시키려 한다. 이걸 가까운 감정으로 선택한다. 이것을 한마디로 가면의 자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거리가 먼 것으로 꼽는 것은, 사실은 자신을 은폐시키려는 그림자 자아라고 할 수 있다. - 266
"... 어쨌거나 여자는 남자를 품어야하는 존재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 - 178"
"나는 아들을 향한 희생자가 아니라 자유를 빼앗은 독재자임을 알아차리고... - 274"
마지막 '후문'에 담긴 글도 좋았다.
Yes, No 양극단에 치닫지 말아야 겠다.
"내 인위적 자아의 코드에 맞으면 yes, 나와 다르면 no로 양극단을 치닫는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긍정이냐, 부정이냐만을 가르는 이원적 자아의 인성을 가지게 되고, 사랑과 행복마저도 그런 기준에서 보게 되니까,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모른다. 이런 감정상태에서는 피해의식만 증가하면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남을 탓하고, 기능이나 기계와 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 - 279"
그리고 '인위적 자아'로부터 '자연적 자아'를 회복시켜야 하며, 이는 '감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성적인 감정인 이모션(Emotion)'보다 '자연스런 감정인 필(Feel)'을, 다시말해 '인위적 감정'을 버리고 '자연적 감정'을 수용하면서 자아를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고 전한다.
저자가 마지막에 언급한 내담자의 '시대적인 아픔'에 드는 생각이 많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시대적인 아픔을 내담자와 공유하면서 자아를 찾는 길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것이 나의 일이라는 사명감을 갖게 되어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 280"
자신의 아픔이라고만 생각했던 게 사실은 그 시대적 상황에서 누구나 겪었을 아픔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점을 내담자와 공유하면서 그 아픔을 걷어내고, 그로 인해 자아를 찾게 됨을 알려주고픈 걸까?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다...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冊책冊 > 감정코칭·인지치료·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 소라주 [한우리-서평] (0) | 2016.09.30 |
---|---|
★★★서평★★★ 두려움과 용기의 학습 - 책세상 [마더스-서평] (0) | 2016.09.02 |
★★★서평★★★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 - 동양북스 [인터파크+동양Books-서평] (0) | 2016.07.28 |
★★★서평★★★ 오늘도, 골든 땡큐 - 김영사 [마더스-서평] (0) | 2016.04.14 |
★★★서평★★★ 감정에 지지 않는 법 - 센추리원 [책세상-서평] (0) | 2016.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