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철쭉>
- 강소천 제 3 동화집 -
강소천동화집 제3동화 <진달래와 철쭉>이 재미마주 출판사에 의해 재발간되었다.
작품의 배열은 초간본 그대로 따르되, 판형을 4/6판에서 국판으로 키웠다. 현 시대에 맞게 맞춤법, 띄어쓰기, 어휘를 수정하고 보완했다고 한다. 그림까지 원상태에 맞게 복제 수정보완했다고 하니 정성이 가득 담긴 책이다.
장편동화 1편이 들어있다.
흥부놀부의 권선징악적 전래 동화를 서구적인 판타지 형식으로 꾸민 순수 창작 작품이라고 한다.
나무꾼인 희성이 영감과 욕심 많고 심술궂은 영성이 영감은 형제이다.
어느 날 형 연성이 영감이 황금새의 간을 볶아 먹으면 큰 부자가 된다는 것을 알고 동생에게 황금새를 잡아올 것을 당부한다.
희성이 영감은 고생 끝에 간신히 황금새를 잡아온다.
하지만 황금새의 간을 볶다 말고 잠시 자리를 비운 하인 덕에 화로 위에 올려놓은 냄비의 새 간은 희성이 영감의 두 아들, 진달래와 철쭉이 먹어 버린다. 그러나 그 일을 연성이 영감과 희성이 영감은 알 턱이 없다.
결국 황금새를 먹은 날 밤, 진달래와 철쭉의 귀에서 금돈이 나온다.
희성이 영감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바보인가? 어째 금돈을 못 알아 볼 수 있는지.. 게다가 그 일을 형 연성이 영감에게 말한다.
연성이 영감네 집에 두 아이를 두자 금돈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연성이 영감은 희성이 영감에게 아이들를 산에 가서 죽이고 오란다.
그것을 형의 명령이랍시고 시행하는 희성이 영감. 전혀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이다..-_-;
"이렇게 귀한 두 아들을 정말 산에 데리고 가서 죽여 버리고 와야 하나?"
결국 산에는 데리고 가나, 죽이지는 못하고 깊은 산 골짜기에 두 아들을 버리고 온다.
거참 이상한 캐릭터.. ^^;;
버려진 진달래와 철쭉은 '아버지!'를 외치며 울다가 포수를 만나게 된다. 성이 '백'씨인 포수 아저씨는 자식이 하나도 없던 차에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되어주기로 한다.
콩과 엿밖에 맛있는 것을 모르던 그 둘은 날마다 맛난 음식과 실과를 먹으면서 진짜 백 포수의 아들같이 귀엽게 길려졌다.
백 포수는 참으로 착한 사람인 듯 싶다. 아들처럼 훌륭하게 키우고는 아버지를 찾아가겠다는 말에도 서슴치 않고 진달래와 철쭉을 놓아준다. 진달래와 철쭉은 자신을 좋은 포수로 멋지게 길러주신 백 포수를 뒤로 하고 마을을 떠난다.
"꼭 성공해서 다시 선생님을 뵈러 오겠습니다."
산길을 가다가 많은 동물들을 만나고 도와준다. 그 동물들은 진달래와 철쭉과 함께 길을 떠난다. 그러다 일행이 모두 여덟 명이 되었다.
"맨 앞에 새하얀 토끼 형제가 나란히 서서 두 귀를 쫑긋거리며 걸어가고, 그 뒤에 어린 사슴 형제가 가고, 그 뒤에 검은 곰 형제가 가고, 맨 마지막에 진달래와 철쭉이 서서 걸어갑니다."
진달래와 철쭉은 금의환향할 목적으로 서울로 향한다.
그러다 서울에서 흉한 붉은 여우를 잡아보려고 활 잘 쏘는 사람을 찾는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서울을 얼마 안 남겨 두고 동생 철쭉이 병에 걸리고 만다. 인삼을 먹고 병이 낫기 시작했으나, 서두르지 않고 대신 형이 먼저 서울로 가기로 한다.
동생은 일주일 지나 서울로 향해 도착한다. 형이 붉은 여우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붉은 여우를 잡으러 나선다.
여우가 얼마나 교활한지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결국 여우를 놓치고 만다.
"나무 위에서 새하얀 옷을 입은 하얀 노인 한 분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 노인은 누구일까?
"예. 난 그 곰이 무서워요. 어렸을 적에 한 번 혼난 일이 있거든요."
곰이 무서워서 못 내려간다면서 지팡이를 줄테니 곰의 머리를 때려 돌멩이로 만들어달라는 어의없는 부탁을 하는 노인..
지팡이를 받아 든 철쭉은 그 지팡이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노인을 의심하게 된다.
"틀림없는 여우지?"
같이 온 짐승들의 도움으로 철쭉은 그 노인이 붉은 여우라 확신하고 활을 쏘아 여우를 죽인다. 하지만 이내 후회가 되었다. 왜냐하면 진달래 형을 어디에 두었는지 물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철쭉은 돌멩이로 변한 모든 포수들을 사람으로 변하게 해주고 형의 일행인 동물들도 모두 변하게 해주었으나 형 진달래는 찾지 못하였다.
그러다 꿈에서 알려주는 곳을 찾아가 가까스로 진달래 형을 되찾게 된다.
서울 거리에 임금님의 행차가 있다. 그 속에 진달래와 철쭉이 타고 있다. 그 모습을 본 노인 한 분이 마차를 향해 뛰어든다.
"내, 내, 내가 희, 희, 희성이 영감이오."
진달래와 철쭉은 아버지를 향해 뛰어 내린다.
십 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두 아들은 오랫 만에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임금님의 사위가 된 진달래와 철쭉.
십 년이 지나가 버린 고향을 찾아간 곳은 몰라보게 변해으나 산은 그대로 였다.
재미있어서 손에 책이 떠날 줄 몰랐다. 다소 옛 표현인 말투만 요즘 언어로 바꾼다면 그림동화책 단행본으로 만들어도 좋을 듯 싶다. '한국의 안데르센'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를 알만하다~
희성이 영감만을 너무 바보 캐릭터로 쓴 것 아닌가 싶다. 순수하다 못해 정상은 못되는 듯도 싶고, 그 나이 들도록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다. 전래동화<흥부와 놀부>의 흥부 보다 너무 못난 모습으로 나와 전형적인 캐릭터를 깨는 것은 나쁘지 않긴 했다.
연성이 영감은 <흥부와 놀부>에 나오는 놀부 보다는 캐릭터가 덜 바보 같고, 현실적인 모습니다. 전형적인 캐릭터를 깨는 점이 좋았다.
연성이 영감이 마지막에 진달래와 철쭉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하였을 때 지난 일은 반성하는가 싶었는데, 여기에서 강소천님의 특유의 유머스러움이 뭍어있다.
"이 날 결혼식 주례는 백 포수 였습니다. 물론 다른 포수들도 다 참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희성이 영감님이 앉아 있는 옆에 그의 형 연성이 영감님이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러워 어떻게 왔을까요? 아닙니다. 진달래와 철쭉이 임금님께 말씀드려 불러 올린 것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들이 이렇게 훌륭히 된 것을 본 연성이 영감님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리고 지나간 자기의 잘못을 얼마나 뉘우쳤겠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벌써 조금도 그런 생각을 안 합니다."
내가 잘못 이해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연성이 영감이 조금도 놀라거나 잘못을 뉘우치는 생각은 꿈에도 없다는 식의 표현이 너무 웃겨서 빵~터졌다. ^^
근데 왜 '그들은'이라고 표현한 걸까.. 지금 다시 보니 알송달송하다..
암튼 아무리 악독 중에 악독일지라도 연성이 영감도 사람인데 마음 속은 그러지 않을지언정 뭔가 변화가 있기는 있었다.
"진달래와 철쭉의 결혼식을 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연성이 영감님의 마음에는 새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는 자기의 땅을 부치는 수많은 소작인들에게 자기의 토지를 거저 다 나누어 주었습ㄴ다. 그리고 자기도 퍽 검소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인제 마을 사람들은 정말 진심으로 연성이 영감님을 보면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권선'이야기였다. '징악'까지는 아니였지만 말이다~ ^^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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