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
대교 꿈꾸는 달팽이 <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이다. 아동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정말 잘 쓰여진 글이다. 읽는 내내 손에서 떠날 줄 몰랐다~
앞표지에 등장하는 남자아이가 바로 영웅이다. 이영웅. ^^ 왜 저러고 있을까? 궁금하다.
"우리 동네 '영헤어'는 오래 산 사람들만 아는 비밀이 가득한 곳이다."
첫 문장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앞표지도 그러하더니,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무척 궁금하게 한다.
"영헤어가 있는 우리 동네는 붉은색 벽돌로 지은 3, 4층 다세대 주택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다. 집들이 비슷해서 처음 온 사람은 이곳에서 길을 읽고 만다. 왜냐하면 그 집이 그 집 같고 그 골목이 그 골목 같기 때문이다. 집과 집 사이, 계단과 계단 사이에서 조그만 미용실을 본다면 그곳이 '영헤어'이다.
...
조그맣고 낡은 미용실에는 사람들이 많다. 다 손님인 줄 알았는데, 할 일 없는 동네 할머니들이다. 할머니들은 항상 미용실 담벼락 앞에 나란히 앉아 있다.
나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올 때마다 미용실 앞을 지나가야 한다. 그러면 할머니들은 골목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나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그 시선을 피하면서 영헤어 앞을 지나가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으응~ ㅎㅎㅎ 왜 영웅이가 저 자세로 있는지 알만도 하다.. ^^
"내가 진짜 이곳에 오기 싫은 이유는 따로 있다. 무엇인가를 궁금해하는 할머니들의 '눈' 때문이다."
^^ 음~ 뭔지 알겠어.. ㅎㅎ
"나는 이미 투명 인간이다. 분명 내 얘길 하는데 내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
항상 저런 식이다. 도무지 사생활이라는 게 없는 듯하다. 세 할머니가 말하는 동네 이야기는 ..아주 시시콜콜하다.
...
영헤어는 이 동네의 모든 비밀과 사건들을 알고 있다. 할머니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서 동네 비밀들이나 사건들은 매일같이 살아났다 죽었다 한다. 그 속에 제발 내 비밀이 없길 바랄 뿐이다."
영헤어에서 '엄마의 로망'으로 머리를 자르고 온 영웅이는 엄마 앞에서 투덜투덜이다. ^^;
그림 속 영웅이의 머리 스타일은 '엄마의 로망'이다. 그 이유는 책 뒤로 가면 알게된다. 가슴 아픈 듯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엄마의 로망'이 있다~
"또 그렇게 말한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여기저기 참견하고 싶은게 많아진다고 했잖아. 나중에 엄마도 그럴걸?"
^^ 그걸 이해하면 다 큰 거다..
우진이네 할머니, 영희네 할머니, 정수네 할머니 대화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가고 웃음이 난다. 그럼 나도 늙어가고 있는가 보다.. ㅎㅎ ^^;
서정민과 이영웅. 서정민이 여자아이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마 머리스타일 때문인가~^^a
같은 반 두 아이는 영헤어에서 머리했다는 이유로 스타일이 비슷해서 반에서 아이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너, 모르나 보다? 요즘 이거 유행이야. 비싼 미용실 가면 다 이 머리해 달라고 얼마나 난린데."
영웅이의 거짓말에 다들 그럴 수도 있겠다며..
그런 모습을 정민이가 노려본다.
^^;
세 할머니 중 한 분이 정민이 할머니시다. 정수네 할머니는 폐지와 박스들을 모으신다. 어느 날 영웅이는 정수네 할머니를 도와드린다.
그 모습을 정민이가 보고는 영웅이에게 되레 심술이다. 알고보면 정민이는 정수네 할머니 손녀인 듯 싶다.
"정수와 정민이가 어떤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정민이가 정수네 할머니 손녀라면 자기 할머니한테 못되게 구는 건 맞는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리는데 정민이는 어디로 간걸까?"
영헤어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된다..
정민 엄마가 이혼하고 어린 정수만 데리고 미국에 갔다고 한다. 그 뒤로 영웅이는 정민이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웅이도 아빠가 없기 때문이다. 있기는 한데 엄마와 같이 살고 있지는 않는다. 엄마가 너무 어릴 때 영웅이를 가졌고..
"정수도, 엄마도 보고 싶어. 너도 아빠가 보고 싶을 거 아니야?"
정민이의 말에 영웅이는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영웅이는 털털하다. 역시 남자아이다.
"나도 엄마에게 물어보지 않은 건 아니다. .. 이제는 영원히 다음만 있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솔직히 지금은 알고 싶지도 않다.
...
아빠가 언젠가는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기대한 것 같다. 하지만 열두 살이 되니까 아주 쉬워졌다.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
엄마를 만나려고 자전거를 훔쳐 고물상에 팔려는 정민이, 그 자전거가 같은 반 친구 영식이 자전거라는 걸 알게된 영웅이. 이 세 사람 사이의 긴박감 있는 스토리 전개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나 역시 영웅 같은 건 관심도 없다. 영식이 자전거만 아니라면 그 딴 자전거 따위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다고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데. 정말 억울했다."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 영웅이 엄마는 영웅이를 오해하게 된다. 아직은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는 영웅이는 난처하게 되었다. '엄마의 로망'이였던 머리까지 자르게 한 영웅이 엄마.
"다른 때 같았으면 신이 나서 소리라도 지를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머리를 깎지 않겠다고 우기고 싶을 정도다.
...
울면서 말 하려니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머리를 자르고 집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
엄마가 바라는 영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지금은 진짜 영웅이 필요하다. 이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을 진짜 영웅 말이다."
영희네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영희 누나를 만난다. 영희 누나의 상황을 바라보며 영웅이 엄마는 울기 시작했다. 절대 울지 않던 엄마가 얼굴을 감싸고 온몸을 떨며 운다.
"이제 다 된 거여! 자네도 이제 편히 가소. 영희 년 왔은게 인제 됐제? 들었어? 영희 년 아들 우는 소리! 그 아가가 자네 가는 길 배웅해 주러 왔응게 인자 편히 가. 애썼어. 애썼네그려. .."
우진네 할머니는 영웅이 손등을 톡톡거리며 문질러 준다.
"우리 영웅이가 있어서 할망구들이 얼매나 좋은지 모를 것이다. 하긴 느그 엄마도 그러 것이여. 느그 엄마는 지금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다. 영웅아! 아까 할미가 하는 말 들었쟈? 운다고 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고 한말, 무슨 말인지 알긋냐?"
어린 영희 누나가 장례식장에서 문전박대 받다가 아들을 안은 형이 다가와 빈소 안에 들어가는 모습에서 옛 생각이 나는가.. 영웅이 엄마는 울음이 터졌다..
그 장례식장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포근하고 훈훈한 이야기들이..
"엄마, 가족 사진.. 얼른! 그거 엄마가 해 준다고 했잖아?"
개학 날이 되어 방학 숙제로 영웅이 엄마는 '가족사진 찍어 오기'를 선택한 모양이다. 영웅이는 영 탐탁지 않았으나 엄마가 보여준 숙제를 보고는 좋은 눈치다~
엄마와 단 둘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가족'같은 멋진 사진.
가슴이 훈훈해지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기분이다~
^^ 대상을 받을 만하다!
[저는 위 책을 마더스이벤트를 통해 추천(소개)하면서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冊아이가 읽은 책冊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강소천 동화집 : 꽃신 - 재미마주 [우아페-서평] (0) | 2015.11.03 |
---|---|
★★★서평★★★ 강소천 동화집 : 조그만 사진첩 - 재미마주 [우아페-서평] (0) | 2015.11.03 |
★★★서평★★★ 난 미련 곰탱이가 아니야 - 아주좋은날 [정글북 북피니언-신간리뷰단] (0) | 2015.10.22 |
★★★서평★★★ 우리 가족은 공부 방해꾼 - 스콜라 [마더스-서평] (0) | 2015.10.22 |
★★★서평★★★ 피터 래빗 시리즈 전집 - 현대지성 [책세상-서평] (0) | 2015.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