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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아이가 읽은 책冊/철학·인성 그림책·이야기

★★★서평★★★ 있다! 없다! - 분홍고래 [우아페-서평]

by 예똘맘 2015. 10. 22.

 


있다! 없다!

저자
장성익 지음
출판사
분홍고래 | 2015-08-19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고정관념을 깨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있다! 없다!> 

  

 

 

 

알쏭달쏭 이분법 세상 첫번째 책인 분홍고래 <있다! 없다!>이다.

앞표지에 흰색 문과 검은색 문 사이에 한 아이가 또 다른 문을 그리고 있다.

 

 

앞표지의 아이는 아마도 흰색 아니면 검은색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싫었나보다.

뒤표지에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라고 말해주고 있다.

 

"모든 것을 흰색 아니면 검은색의 두 가지 극단으로만 구분하고 그 사이의 수많은 색깔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표지에 흰색 문과 검은색 문이 그려져 있고 이도저도 아닌 그 사잇문을 그렸나보다~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 노예에 대해서, 고향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한다.

 

'흑백 논리',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어리석고 위험하며, 올바르고 정확한 인식을 어렵게 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어느 한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를 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더불어 내 주장만 앞세우지 말고 상대방의 상황에서 넉넉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다양하게 다른 방식과 관점으로 생각하고 균형있게 사고하는 안목과 시야를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유연하고 깊이 있는 사고력, 새롭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상상력, 폭넓은 이해력을 키워줘야 하겠다.

 

 

<있다! 없다!>를 읽는 재미는 글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멋진 일러스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차분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색감과 그림들이 아이들의 정서를 보다 더 매끄럽게 매만져 주는 듯 싶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지루한 책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있다! 없다!>에서는 무거운 이야기만 담겨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도 있다. ^^

 

[외계인은 있을까, 없을까?]는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UFO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이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UFO가 있냐, 없냐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은 본 책의 취지에 맞지 않음을 알 것이다. 그 중간쯤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 준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외계인 또는 적어도 외계 생물체는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도 광대한 우주의 크기 때문입니다. - 42쪽"

 

그 광대한 우주의 크기를 들어보곤 과히 짐작도 안 될테지만 벌써 마음 속에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아이가 보인다..

지구의 범주에서 벗어나 우주 전체 차원에서 생각해보는 경험은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단순히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이분법으로만 접근하면 얘기가 너무 메마르고 따분해질 것입니다.

...

 진짜 중요한 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외계인 문제를 생각하면서 우주에 관한 열린 상상력을 맛보고 키우는 일 아닐까요? - 46쪽"

 

 

 

저자는 한 번 더 특별한 이야기를 해준다. 크리스마스의 산타할아버지처럼 나이들면, 좀 배웠다 싶으면, 좀 아는 듯 싶으면 '없다'로 내려놓고 싶은 그 분.

 

"보이는 것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또 그렇게 아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신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보인다면 그건 신이 아니지요.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으니 신인 겁니다.

 하지만 여러 종교의 역사를 보면 그 신을 위해 아낌없이 자기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어리석은 바보일까요?

 너무 커도 보이지 않고 너무 작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 52쪽"

 

저자도 분명 저 부분에서 깊은 고민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여'에서 그 해답을 찾은 듯도 싶다.

 

"여러분, 혹시 '여'라는 말을 들어 봤나요? 바닷물이 밀려가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냈다가 바닷물이 밀려오는 밀물 때면 물속에 잠겨서 보이지 않는 바위를 '여'라고 합니다. ..

 배를 타고 가다 이 암초와 같은 여를 갑자기 만나면 사고가 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뱃사람들은 일반 뭍사람들의 눈으로는 알아채기 힘든 이 여를 단단히 기억해 둔다고 합니다.

 결국 여란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 기억과 망각 사이에, 실체와 허상 사이에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형태로 존재하는 셈입니다.

...

 어쩌면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면서도 보이는, 있으면서도 없는 듯하고 없으면서도 있는 듯한 그 절묘한 역설에 이 세상과 삶의 비밀이 담겨 있는지도 모르지요. - 53쪽"

 

그래서 삶은 재미있다.

 

"우리는 대개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또한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거나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일쑤입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지거나 귀로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는 것과 같은 일차적 감각 활동을 통해 뭔가를 인식하거나 느끼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전체 중 일부일 뿐입니다. 드러나지 않은 채 존재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떨 땐 보이다가도 또 어떨 땐 보이지 않기도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껍데기' 안에 감추어진 '알맹이'에 사물의 더욱 깊은 본질이 담겼을 때도 종종 있고요.

 그래서 거듭 얘기합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거나 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어리석고 짧은 생각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담긴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읽어내는 것은 세상과 삶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 54쪽"

 

누군가 나에게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다. 다양성을 이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딱 잘라 말하는 이를 보면 어째야 좋을지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위 이야기를 빗대어 말해 줘야겠다.

 

수민양도 <있다! 없다!>를 읽으면서 생각의 넓이가 크고 광활해지기를, 여유가 있기를, 포옹하려는 너그러움이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과 대화할 때 잘 대처할 수 있는 힘도 얻기를 바란다. ^^

 

 

 

브라질 남부에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 '희망의 도시', '웃음의 도시', '존경의 도시'와 같은 애정 어린 별명으로 불리는 멋진 도시가 있다고 한다. 특히, '쓰레기 아닌 쓰레기 정책', '쓰레기 구매 프로그램'은 정말 대단하다. 쓰레기를 음식과 바꿔준다니 획기적인 아이디어 아닌가. 너무 멋졌다!

 

 

 

저자는 갯벌의 소중함을 모르는 간척 사업에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거 아니라고 보기 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중한 것이였음을 느낄 때가 있다. 자연 환경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자연이든 사물이든 겉모습만 얼핏 보고 쓸모가 있는지를 가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우리는 갯벌을 통해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 78쪽"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는다는 말처럼 결국 자신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격이 있다.

73쪽 이야기에서부터 이어지는 [3장. 노예는 있을까, 없을까?] 글들이 그러하다.

 

"갈수록 지구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에너지 위기가 깊어지며, 석유와 같은 자원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노예와 식민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낡은 유물이 아닙니다. 모습과 형태만 바뀐 채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보이진 않습니다.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게 아닙니다. - 103쪽"

 

결론적으로 예전에 말하는 그런 노예, 식민지는 없어졌을지도 모르지만 현대판의 새로운 노예, 식민지가 탄생했다고 언급한다.

 

 

 

[고향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에 담긴 저자의 생각이 좋다. 뭐든지 내 하기 나름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고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리고 나에게 고향이 어떤 존재인지는 내가 하기 나름에 달렸습니다. 고향의 의미를 알고 그것을 내 삶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고향은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

 고향은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고향은 끊임없이 우리 삶 속에서 새롭게 되살아납니다. - 132쪽"

 

열린 마음으로 다르게 보자는 저자의 마음이 잘 녹아져있다.

 

 

<있다! 없다!>는 아이가 보아도 좋고 어른이 보면 더 좋은 책이다.

<있다! 없다!>의 앞부분은 아이가 읽으면 좋고, 뒤로 갈수록 나이든 어른이 보면 더 좋은 글이 담겨 있다. 어쩌면 저자는 매번 저런 질문을 해대는 어른들이 싫어서 <있다! 없다!> 책을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 아이들 만큼은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를 갖고 자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다. ^^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