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冊부모를 위한 책冊/육아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나무를 심는 사람들

by 예똘맘 2016. 5. 18.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육아기를 쓴다고 지난 20여년의 역사를 샅샅이 훑어보아도 나는 언제 한 번 변변히 엄마 노릇을 한 적이 없다. 그냥 낳아주고, 먹여 주고, 학교 공과금 내 주고, 옷 사 입힌 걸로 끝이다.

... 때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에 분에 넘치는 과한 보상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아이들에게서는 항상 그렇게 과람한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갓난아기 시절에도 나와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언제나 빵끗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난 내가 이렇게 예쁜 아이들에게 이런 눈부신 웃음을 인사로 받아도 될 만큼 좋은 엄마일까 하는 생각에 늘 켕기곤 했다. 아이들에게서 엄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확인하는 느낌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근사한 것이었다. - 239~240"




"아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그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19"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를 ..자기 인생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 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자신도 키워 나가야 하는데, ... - 237"


"아이들은 '엄마를 위하여' 오직 공부에만 매달렸고, 공부 이외의 사람 사는 이치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닫고 살았다. 대학에 들어가면 그것으로 효도는 완벽하게 완성된 것이다. 그렇게 닫힌 마음으로 자라온 아이들이 어떻게 엄마를 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아이들이 크는 만큼 나 자신도 함께 커 가는 것을 느낀다. - 241"


아이의 공부에만 매달리는 엄마들에게 일침을 가하신다. 아이들은 정말 대학 가는 걸로 효도가 끝인 줄 안다는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취업을 했건 안 했건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 - 35"



"아이들은 키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놀아주는 대상이다. - 48"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에서 말보다 더 중요하고 확실한 것이 바로 스킨십인 것 같다. 아이들이 지쳐 보일 때 나는 '너 무슨 일 있었니?'라고 묻는 대신, 아이들의 머리를 어루만지거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말했다. '사는 게 힘들지?' 내가 우울해지면 아이들 역시 조용히 엄마를 안아 주며 말한다.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부모가 아이 인생을 설계해 주겠다고 나서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 73"


"아이들 마음의 구김살은 아이들이 만드는 게 아니다. ..비록 수영을 능숙하게 하지는 못할지라도 수영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그것을 엄마의 잣대로 재고 채찍질했다면 그 애는 아마 중도에 그만두었을 것이 틀림없다. - 88"


"내 아이를 발견해 가는 게 부모에게 부여된 가장 큰 즐거움.. - 88"



"역지사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부모 노릇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에게 나는 이 말을 자주 인용한다. 당신들의 자식은 부모 노릇에 서툴기 짝이 없는 당신들 밑에서 자라면서 얼마나 자식 노릇 하기 힘들지 한번 생각이나 해보았냐고 물으면 다들 깜짝 놀라는 것 같다. - 107"



"올백 같은 거 좋은 거 아니야. 그런 것 해보려고 애쓸 필요 없어. 엄마는 네가 시험 때 괜히 떨려서 실수하지 말고 아는 것반 제대로 쓰면 더 바랄 게 없어. - 126"


"내가 보기에 너는 (서울대)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그런데 네가 지레 (서울대)는 무슨 천재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단정하고 주눅이 든다면 못 갈 수도 있겠지. 문제는 네 마음에 달렸어. - 198"




"아, 이제 친구들의 말대로 드디어 엄마를 무시하는 시점에 들어섰구나 ...

 - 그래, 모른다.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뭐든지 다 알 수는 없어. 전에 배운 걸 다 머릿속에 넣어 둘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어. 그러다간 머리가 터질지도 모르잖니.

 - 그럼 뭣하러 대학까지 갔어? 다 잊어버릴 걸.

 - 많이 배운다는 건 지식을 많이 쌓는게 아니라 지혜를 배우는 거야.

 - 무슨 지혠데?

 - 답을 몰라도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안다는 뜻이지. 자, 네가 그 문제를 어디까지 풀다가 엉켰는지 나한테 설명해 봐. 엄마는 전혀 모르는 문제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잘 설명해 줘야 해.

 ..이제까지 저보다 훨씬 유식한 줄 알았던 엄마가 자기가 아는 것도 모르는 수준이다 싶으니까 신이 나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듣고 나서, 엄마가 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수학을 못했기 때문인지 잘 못 알아듣겠다며 더 천천히 기초부터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 이렇게 쉬운 것도 이해 못하겠냐면서 원리부터 다시 짚어 주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아, 그렇구나! 엄마, 알았어. 이젠 다 풀렸어'하며 신나했다.

 - 그래, 이제 어디서 엉켰는지 알았지? 그렇게 쉬운 걸 갖고 괜히 엄마를 곯려 먹으려고 했구나. 엄마 때는 그런 거 배워 본 적도 없어. 교과서도 시대에 따라 자꾸자꾸 바뀌니까 니네들이 엄마 세대보다 어떤 면에서 유식할 수도 있는 거야. 네가 아는 걸 엄마가 모른다고 해서 엄마를 무식하다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정말 무식한 짓이야.

 ... 이 경험은 나나 훈이 두 사람에게 모두 플러스로 작용했다. 나는 별로 애쓴 것도 없이 ..비교적 지혜로운 엄마로 비쳤고, ..(아이는)그 다음부터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 나가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고등학교 때도 문제가 안 풀린다 싶으면 나한테로 와서는 '어머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어보세요. 어디서 엉켰는지 찾아내야 해요'하면서 말로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 나에게 무슨 실제적인 도움을 바라서가 아니라 하나의 공부 방식으로 나를 앞에 두고 그런 쇼를 하는 거였다. 벽창호를 앞에 두고 한참을 떠들다 보면 거의 대부분 저절로 풀리곤 했다. - 135"


"어른들이 반드시 아이들보다 무엇이든지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 136"


과거 지식을 가지고 미래 학생을 키운다며 걱정을 최근에 많이 하는 기사들을 보았다. 그에 대한 해답은 이 대목인 것 같다. 많이 아는게 교사나 부모의 됨됨이는 아닌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끔 유도하며 지도하는 게 필요하다.


"단지..찾는 법만 알고 있으면 된다. ...사전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기 보다는 스스로 사전을 찾도록 버릇을 잡아 주는 것이다. - 136"




"아무 말 없이 틈만 나면 책을 펼치는 엄마에게서 아이들은 지적 자극을 받는다. - 136"


"내 공부방이 한 칸 생기자 나는 커다란..회의용 책상을 샀다. 내가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책상에 앉으면 텔레비전에 넋을 빼던 녀석들이 하나둘 의자를 갖고 옆으로 온다.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한다는 말, 그리고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한다는 말인 '공부해라'가 우리 집에서는 전혀 필요 없었다. 밤늦게 귀가하던 남편은 엄마와 아이들이 커다란 책상에 둘러앉아 공부하던 그 장면이 항상 감동적으로 보였다나. - 138"




"... 엄마가 왜 동생보다 늦되냐고 꾸짖지 않고, 동생에게도 단지 형보다 글을 빨리 깨쳤을 뿐이지 형보다 잘난 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기 때문인 것 같다. ... - 153"


형제간에 비교를 하지 않고 서로 돕도록 유도하는 태도가 부모에게 필요하다. 서로 서로 숙제를 도와주는 세 자녀들 덕분에 저자는 아이들 숙제를 봐준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를 잘 이해해 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나는 이내 자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찌 생각하면 내가 이제까지 맺어 온 아이들과의 관계는 늘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 182"


나의 엄마가 내 형제들에게 품었던 생각과 비슷하시다..



242쪽에서 243쪽에 걸친 내용은 내가 내 자녀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자 미래의 내가 이와 같은 생각이 들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 엄마는 우리한테는 꼭 1등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해놓고 엄마는 지금 욕심대로 안되니까 속이 상한 거지? 엄마, 꼭 1등 안해도 돼.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그 조그만 아이가 바보같이 울고 있는 엄마의 등을 어루만지며 속삭이듯 야단을 치는 거였다. 내가 저희들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면서 나를 간곡하게 위로해 주었다. ... 아이의 위로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긴장으로 메말랐던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 주었다.

...

다른 면에서는 상당히 둔감한 나는 이상하게 외로움에 대해서는 전염이 잘 되는 편이었다. 아이들이 외롭다고 호소할 때면, 나는 조그만게 무슨 외로움이냐고 야단치는 대신 아이를 따뜻하게 꼭 껴안아 주었다. '엄마도 외로울 때가 많아'하면서.

..엄마가 이렇게 자기들의 외로움을 알아주고 나누어 가지려는 걸 아이들은 고맙게 느꼈나 보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외로운 기색을 보이면 아이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것을 나누어 가지려고 애쓴다. - 242"


"나는 이미 아이들에게서 받을 만큼, 아니 받을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입어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나 싶으면 저절로 무언가에 대한 감사의 말이 나온다.

... (아이를)깨울 때마다 내 입에서 10년 이상 나온 말은 '하느님이 무슨 뜻으로 이렇게 예쁜 아기를 엄마한테 주셨을까'라는 것이었다. 10년 넘도록 하루같이 듣는 말인데도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는)계속 자는 척 하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 243" 





Q. "아이들을 데리고 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남편이 뭐라든 혼자서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했던 것이 아닐까. ... - 101"


Q.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잘못한 사람은 네 선생님이셔. 선생님이라고 해서 뭐든지 잘 알고 옳은 일만 하시는 건 아니란다. 선생님도 틀리실 때가 있어. 왜냐하면 선생님도 사람이시거든. 그리고 선생님들도 다 똑같지는 않으셔. 사람은 누구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야. 어떤 분은 선생님을 직업으로 택하셔도 그 직업에 잘 안 맞은 경우가 있어. 그러니 네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모르는 건 끝까지 모른다고 해. - 119"






나의 엄마와 나의 친정 환경과 비슷한 점도 많고, 나와 내 집 안 환경과도 비슷한 점이 많은, 그리고 저자는 이미 경험한 과거지만 나의 미래 계획과도 유사한 점이 많은, 참으로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은곡유치원 책사랑방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