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북적이는 옛 그림길>
시공주니어 어린이 옛 그림 산책 시리즈에는 <재미로 북적이는 옛 그림 길>, <향기로 가득한 옛 그림 뜰>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 옛 그림 숲> 등이 있다. 그 중 첫번째 책인 <재미로 북적이는 옛 그림 길>이다.
작가는 평범한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다. 옛 그림의 단아한 멋에 푹 빠져 아이들에게도 그 아름다움을 널리 전하고픈 멋진 선생님. 이렇게 예술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우리 수민양도 초등학생이 되어서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로 옛 그림과 아이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다. ^^b
조선 최고 화가들의 대표작이 들어 있는 <재미로 북적이는 옛 그림 길>에는 <무동>, <서당> 등 김홍도의 익살 넘치는 풍속화부터 신윤복의 <미인도>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로 그림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직접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대화체로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읽기에 참 편하고 즐겁고 궁금하고 빠져든다.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하랴~
언제가 <왕을 웃게한 화가 김홍도>라는 주제로 예술체험프로그램에 아이와 함께 한 적이 있었다(http://blog.daum.net/lovelycutekids/1286). 멋모르고 갔다가 김홍도 그림에 푹 빠져 들었었는데, 그 때 들었던 그림에 대한 신기한 풀이를 본 책에서도 다시금 재확인해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고 좋았다.
김홍도 <무동> 그림에 그렇게 많은 비밀(?)이 숨겨있었을 줄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무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이 있을 정도로 김홍도의 그림 속에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있었나, 싶어서 놀라웠다~
이 부분에서 정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도를 듣는가, 싶을 정도로
우리 옛 그림 속에서도 어떤 과학적인 구도가 숨어있었구나, 싶은 마음에 왠지 모르게 자랑스럽고 뿌듯한 느낌이였다~ ㅎㅎ
다음에 한국화를 볼 때에는 ○자 구도인지, X자 구도인지 주의 깊게 살펴볼 예정이다~ 좋은 것 하나 배우고 간다~ ^^!!
"<무동>은 어떤 구도 같니? 그래,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앉았으니까 '원형 구도'야. 원형 구도는 사람들의 눈길을 쉽게 모을 수 있어. - 17쪽"
"그렇다면 <기와이기>는 어떤 구도일까? 좀 복잡하다고? 잘 보면 어떤 모양이 그려질 거야. 그래, 바로 X자야. 다림 보는 목수를 중심으로 대목과 한눈파는 젊은이가 한 축, 대패질하는 목수와 지붕 위 와공이 또 한 축이야. 어때? 완전한 X자가 되었지? - 27쪽"
게다가 그림 속에 숨은 뜻도 있다고 한다. 마치 어떤 꽃이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꽃말처럼 그림 속에 담긴 어떤 무언가에는 내포된 뜻이 있다고 한다.
"옛 그림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어.
그림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뜻까지 새길 수 있어야 해.
어떤 게 있냐고?
다음 그림을 자세히 보렴. 궁금증이 확 풀릴테니."
"세 그림 모두 개와 나무가 등장해. 이 속에 숨은 뜻이 있대. 뭐냐고?
개는 한자로 '戌(개 술)'이라고 써. '戍(지킬 수)'자와 모양이 거의 같지. 나무는 한자로 '樹(나무 수)'라고 써. 이번에는 '지킬 수'자와 소리가 같지. 그러니까 개와 나무를 함께 그리면 '지키고 또 지킨다'는 뜻이 돼. ..소중한 것들을 잘 지켜 내라는 기원이 담겨 있겠지. - 65쪽"
"고양이는 한자로 '묘(猫)'라고 해. 70살 노인을 뜻하는 '모(芼)'자와 발음이 비슷하지. 그런데 중국 말로 하면 '먀오'하고 두 글자 다 똑같은 소리가 나. 그래서 고양이가 70살 노인을 상징하게 된거야.
...
참새는 한자로 '작(雀)'이라고 해. '벼슬 작(爵)'자와 발음이 같지. 따라서 참새를 그리면 벼슬한다는 뜻으로 읽는 거야. - 69쪽"
"옆에 핀 꽃은 국화야.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무슨 뜻이 담긴 꽃일까? 국화는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생활을 뜻한대.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이기도 하고.
..고양이는 70살 노인을 뜻하니까 '자연을 벗 삼아 시골에 사는 선비가 70번째 생일을 맞다'라는 뜻이 되겠지. 혹은 '고희(70세)를 맞는 할아버지, 더 오래 사세요.'하고 기원하는 뜻도 되고. - 71쪽"
"그럼 나비는 뭘까? 고양이보다 10살이나 많은 80살 노인을 뜻해. 왜냐고? '나비 접(蝶)'자와 80살 노인을 뜻하는 '질(窒)'자는 중국 말로 똑같이 '띠에'라고 읽거든. 그래서 나비가 80살 노인을 상징하는 거야. 작은 나비가 큰 고양이보다 어른인 셈이지.
..고양이가 나비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 70살 노인이 80살까지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지. 물론 달리 해석 할 수도 있어. 고양이와 나비를 부부로 보는 거야. 한 사람은 70살, 또 한 사람은 80살. 참 오래 살았어. 60살만 되어도 크게 잔치를 벌이던 시대에 7,80살까지 산다는 건 굉장히 축복이었지. - 76쪽"
이외에도 80쪽에서 82쪽에 걸쳐 소개된 [열려라 옛 그림 보따리: 옛 그림 속의 반가운 손님, 동물이야기]에는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이 내포하고 있는 뜻을 짐작해볼 수 있어서 좋다~*
<무동>에 이어 김홍도의 <서당>에 담겨진 숨은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고, 덕분에 시대적 역사 배경도 알게되어 교육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여인의 삶을 잘 그려준 신윤복의 작품들도 다시 보게 되었다. 설움 많은 여인의 삶,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진 <미인도>도 다시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155쪽에 그려진 한국, 중국, 일본의 미인도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바다의 간격이 그리 큰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 다른 느낌의 미인도들. 비교해보는 보는 재미가 쏠~쏠 했다. ^^
<재미로 북적이는 옛 그림 길> 다음 작인 <향기로 가득한 옛 그림 뜰>과 <이야기가 숨어 있는 옛 그림 숲>도 무척이나 읽고 싶다~
본 포스팅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冊아이가 읽은 책冊 > 미술·예술·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오페라 이야기 - 풀과바람 [책자람-서평] (0) | 2017.02.20 |
---|---|
★★★서평★★★ 내멋대로 친구책 - 시금치 [책자람-서평] (0) | 2016.08.06 |
★★★서평★★★ 연극이랑 놀자 - 개암나무 [책자람-서평] (0) | 2016.05.09 |
★★★서평★★★ 교과서으뜸통합미술탐구, 모나리자가 없어졌다고? - 한국셰익스피어 [한국헤르만헤세-서평] (0) | 2015.07.22 |
★★★서평★★★ 교과서으뜸통합미술탐구, 가분수 씨와 한그림 군 - 한국셰익스피어 [한국헤르만헤세-서평] (0) | 2015.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