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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즐기자! 배우자!/어린이 미술&미디어아트展·미술관

Mimesus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by 예똘맘 2015. 11. 23.

 

 

 

<Mimesus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이세현 전: 레드 개꿈 -

- Kids Room: 빛과 그림자 조각 -

 

 

 

 

 

2015년11월15일.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 다녀왔다.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라고 불리는 포르투칼의 건축가, 알바루 시자의 작품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건축물이였다.

 

자연광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광의 향연과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빛으로 미술관>"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내부가 밝고 아득했다.

 

1층은 출판물이 비치되어 있고 카페가 있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

1층 안쪽과 2, 3층까지는 전시관이며,

3층에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사전예약( http://mimesisart.co.kr/ )을 하지 못했다면 전화(T. 031-955-4100)로 문의해보자. 현장에서도 접수 가능하다~ ^^

 

수민양은 이 날 마블링과 팝업북 만들기를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수민양이 한 작품이다. 어린 아이가 무심하게 해도 괜찮은 작품이 나오는 마법의 마블링~!!

어른이 봐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마블링 작업이 된 종이를 오려서 팝업북의 재료로 사용한 점도 특별했다. 요즘 팝업북 만들기를 아이와 함께 해볼까 싶었는데 마침 좋은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아이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프로그램은 5세부터 받는 것 같은데, 될 수 있으면 6세 이후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 5세 남자아이가 집중을 하지 못해 수업이 시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다행이 안정되었지만 수업이 다소 지체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아이가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나는 이세현 작품전을 감상하였다.

 

제목이 <레드-개꿈>이다. "꿈같은 현실, 현실 같은 꿈"이란 이세현의 관념을 담은 산수가 빨간색으로 그려져 있는, 사진 같은 그림전이였다. 멀리서 보면 사진을 찍어 합성해놓은 듯 한데 가까이에서 보면 붓 터치가 보이는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그림전이였다.

빨간색이여서 수민양은 무서워하며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ㅎㅎ  어린아이는 무료로 볼 수 있었는데 아쉽다~

 

 

붉은색의 강렬함에 눈을 어디로 둬야 좋을지 모를 때쯤, 3층에 전시된 대형 그림판에서 멋진 장면을 찾았다!!

바로 위 그림이다.

 

엄마가 딸아이와 뽀뽀를, 아빠는 딸아이를 목마 태운 채 엄마 배 속에 든 아기에게 뽀뽀를 하는 장면이다. 너무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보고 보고 또 봤다~*

 

 

이세현은 '붉은 산수'로 알려진 미술가라고 한다. 어머니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시대적인 한국 분단의 고통이 오묘하게 어울려져 그림 속에 녹아있다.

 

개발로 없어진 자연에 대한 아픔과 전쟁으로 겪게된 아픔이, 개인의 심적 아픔이든 국토의 아픔이든, 왜 비슷하게 느껴지는걸까..? 그 묘한 절묘함이 보는 내내 떠날 줄 몰랐다~

 

 

그림 외에 1층에는 스케치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포크레인과 폭발을 산수와 함께 스케치한 작품이 눈에 띈다.

 

 

그림들이 하나같이 위 아래가 맞물려 거꾸로 붙어있는 듯 상반된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위는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아래는 고통받고 있는 자연을 그려넣었다.

 

 

거꾸로 사진을 반전해놓고 보면, 훨씬 보기 편할 것이다.

개발로 사라져가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음을 묘사하고자 상반된 이미지가 그려져 있었다.

 

 

전쟁의 아픔을 부각시키고자 같은 장소에 과거와 현재를 공존해서 그려넣은 점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이러니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바다를 보며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채 한껏 뒤태를 뽐내는 여인들 앞 뒤로 전쟁 속, 피난 속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같은 장소에서 예전에는 탱크와 군인들이 지나갔었고, 혹은 피난에 지쳐 주저앉은 채 배고파 보이는 아기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부모가 있었으리라..

 

 

같은 장면을 뒤집어서 보면 위와 같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전쟁 포로인 듯한 모습을 한, 팔을 머리 위로 올려 놓은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남정네들 앞에는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인들이 마주앉아있다.

 

그 옆으로는 졸업식 사진을 찍으려는 듯 서있는 가족이 있고, 그 아버지 옆으로 군복을 입은 남자가 등을 맞대고 서있다.

 

왜 이런 장면에서 묘한 미소가 나오는지 알 수 없으나 ^^a   이상하게도 유머러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세현 미술가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무슨 느낌으로 그림을 바라봐야 좋을지 등등.. 

알 수는 없으나 암튼 요상하게도 나는 웃음이 나왔다.

 

 

왜 묘하게 미소가 흘러나오는지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면 위 그림을 보라~

 

오른쪽에 한 남자가 만세를 하며 환하게 웃으면서 서있다. 아마도 사진 찍힐 때 취하는 포즈인 듯 하다.

그 뒤 대각선 조금 아래에는 만세 자세인지 아니면 항복 자세인지 두 팔을 위로 벌린 채 서 있는, 덤덤한 듯한 표정의 남자들이 보인다.

 

대형 그림판에서 이렇게 비슷한 자세의 상반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왜 붉은 산수를 그리게 되었는지 이세현 미술가의 인터뷰 글이 도움이 된다.

 

 

분단, 전쟁, 피난과 개발. 이 주제 말고도 서양의 것들도 그림에 들어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렸을까 의문이 되었는데, 지금 카달로그를 다시 들여다보니 인터뷰 글에서 그 답을 전달 받은 듯 하다.

 

"처음에는 유럽인의 사회와 문화, 정치, 철학, 삶과 죽음, 현실과 역사를 적절하게 반영하는 작업들이 매우 부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유럽인들에게 다양하며 멋지고 참 잘 맞는 옷일 뿐이었다. 내가 똑같이 입을 수는 없는, 본질부터 다른 것이었다. 유럽 현대 미술을 따라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작업을 해온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림판 곳곳에 서양화가 그려져있다. 위 그림은 내 개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는데, 참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공유하고 싶다~!

 

오른쪽 맨 위에 미래인지 현재인지 모를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공중에 떠 있고 시선이 대각선 아래를 향해 바라보는 듯한 모습이다. 그 시선을 따라 가보면 서양화가 보인다. 그 서양화는 원래 그런 모습인데, 왠지 반겨주는 듯한 모습으로 보여진다. 그 옆 아래에는, 그러니까 오른쪽 맨 아래에는 전쟁 후 배고픈 시절 아이들이 앉아있는데 시선은 위로 향해 있다. 마치 우주복을 입은 사람을 쳐다보며 '저거는 뭐꼬?'하는 듯하다.

 

^^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니고~ ㅎㅎ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위 그림도 마음에 든다.

아까 맨 위에 임신한 엄마와 딸아이를 목마 태운 아빠의 뽀뽀 장면이 가장 인상깊고, 그 다음이 위 예수님이 아이들을 사랑하사 앉혀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독교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 그림도 마음에 든다.

 

지금와서 카달로그를 펼쳐보니 내가 좋아하는 두 그림이 그려져 있는 대형 그림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시 들여다보니 한 줄 한 줄 의미가 다른 그림들이 그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그 가족 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 줄에는 현재인 듯 한 다정한 가족상이 그려져 있다.

두번째로 마음에 든 예수님 그림은 바로 맞물려서 반대방향으로 그려져있는데, 그 줄에도 동서양 아이들이 그려져 있다.

 

카달로그 덕분에 미쳐 못보고 지나친 부분들도 꼼꼼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림과 그림 사이에 묘한 연결성과 관련성이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보고 싶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강남에서 파주까지 멀기는 하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