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되어줄래?>
10대들의 관계 맺기와 감정조절을 위한 팜파스 <내 편이 되어 줄래?>이다.
본 책을 읽으면서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 지난 어릴 적 상처가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게 하였고, 또한, 자신만의 인생을 시작하는 우리 수민양에게 '어릴 적 상처'가 될 만한 일은 없었을런지 돌이켜보게 하였다.
돌이켜보건대 나에게도 10대는 있었고, 그 10대 때 나는 기도를 했었던 것 같다. 관계 맺기를 잘 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그만큼 10대하면 떠오르는 것은 관계 맺기가 아닌가 싶다.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했던 적이 있으리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이 그렇게 무거운 말이였나 싶다. 인간은 정말 '관계 맺기'가 전부인 듯 싶다. 부모 관계 맺기를 시작으로 죽을 때까지 '관계 맺기'란 참으로 쉬운 듯 어렵다. 어른도 어려운데 하물며 한창 자신에게 쏟을 에너지로도 부족한 10대에 첫 사회활동인 친구 관계 맺기는 결코 쉽지 않을 수 있다.
본 책 저자는 참으로 사람을 푸근하게 해주는 매력을 가진 분 같다. 글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인 듯 싶은게 허튼 소리 하나 없고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해주면서도 배울 무엇인가가 녹아져 있다. 자연스럽게 심리학적 지식을 전해주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묘한 글솜씨가 있는 분이다.
노미애.
노미애 선생님의 소개도 다른 어떤 책들의 작가 소개와는 차별화가 느껴진다. 선생님 같고, 엄마 같고, 친구 같고, 라디오 디제이 같다. 왠지 모를 차분함이 느껴지는 소개이다. 내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아래 글을 읽다가 갑자기 작가 분이 누구신가 궁금하여 보았기에 그런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다..
"하경 님, 지금 제가 하경 님에게 알려드린 방법은 저와 같은 상담가와 함께해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울여야 하는 과정이에요. 그러니 시도해 보았는데 잘되지 않는다고 낙담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보길 바라요.
지금 상처로 인해 힘들지만 친구의 반응에 그렇게 세심할 수 있다니 하경 님은 순순한 마음과 따뜻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아요. 또 친구와 잘 지내고 싶은 열정도 큰 것 같고요. 지금은 다만 그 마음이 지나쳐서 힘든 상태일 뿐이에요. 상처가 회복된다면 하경 님은 누구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순수한 열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그러니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사랑해주세요. 치유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하는 과정이랍니다. - 82쪽"
<내 편이 되어줄래?>는 크게 4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10대 때 느낄 대표적인 고민거리.
어릴 적에는 친구와의 관계 맺기가 가장 크다. Part 1과 Part 2에는 친구 관계 맺기를 다루고 있다.
그 다음으로 큰 고민이 가정이였던 것 같다. Part 4 제목처럼 "나는 왜 이 집에서 태어났을까?"생각을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리고 (나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a)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마련인지라, Part 3에서는 이성친구 관계를 다루고 있다.
차례에서 보듯이, Part 마다 아이들의 실제 고민 글이 네 편 실려있다. 'Story'와 '도움 한마디'가 쌍으로 네 번에 걸쳐 등장한 다음에 고민들과 관련된 심리학 교실이 시작된다. 심리학 교실에서도 네 가지 'Counsel'이 들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아이의 고민 해결보다는 어릴 적 부모의 역할에 집중해서 읽게 된다는 점이다.
특이하게도 어릴 적 부모의 역할이 추후 10대에 고민을 덜어주거나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한 번 더 꼬집어 주니, 적지 않은 충격이였다.
"..그럴 때 부모님은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여 '아니요'나 '싫어'라는 표현에도 심하게 화내거나 거부하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르쳐야 하지요.
만일 아이가 싫다고 하는 과정에서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심리학에서는 이 마음을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마음이 너무 크면 관계에서 '아니오, 싫어요.'라고 하기가 어려워진답니다.
...
관계에서 '아니오, 싫어요.'라고 말해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 31쪽"
이 부분은 절대공감하는 바이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art 3에 나와야 하는 게 미리 나왔나 싶을 정도로, 위에서 언급하는 '그 마음'이 크면 결혼 후에도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매맞고 사는 부부가 왜 있겠는가?
<내 편이 되어 줄래?>에는 어릴 시절 부모와 특히 엄마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무의식으로 남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절에 대한 상처는 어린 시절 엄마와 부득이하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 있었거나, 엄마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경험에서 생겨나요.
어린 시절엔 엄마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하며 사랑받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면 내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부족해진답니다.
그런 경우 대인관계에서 상대가 사정이 있어서 나를 거절해도, 마치 나를 싫어하거나 미워해서 거절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지요. - 36쪽"
"마음의 꾹 눌린 부분이 무언지 알아차리는 게 우선이에요.
...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가르침이 지나치게 엄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스스로 그렇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여겨 규율을 세웠을 수도 있습니다. - 38쪽"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무언가를 들여다 보고 용서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관계 맺기를 위한 심리학 교실] 첫번째 시간에는 친구와의 관계 맺기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믿음을 갖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상대방의 행동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였느냐에 따라서 다른 감정이 들고 다른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건이 었었을 때, 순간적으로 드는 타인에 대한 생각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답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드는 타인에 대한 생각, 즉 대인사고를 알아차리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요. - 43쪽"
42쪽에서 45쪽까지 나오는 '대인생각', '대인감정', '대인행동'은 10대 뿐만 아니라 관계맺기를 힘들어 하는 성인들도 꼭 알아두어야 하는 심리학 지식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생각(사고), 기분(감정), 행동'은 연결되어 있어서 관계 맺기에 영향을 준답니다.
따라서 평소 대인관계에서 자신이 어떤 생각, 기분, 행동이 있는지를 잘 관찰해보세요. 생각이나 기분은 나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어요. - 45쪽"
또한 <내 편이 되어줄래?>에 자주 등장하는 믿음, 신념이 있는데, 대체로 불합리한 것이라는 것쯤은 느낌이 올 것이다.
"이 믿음은 대체로 '~하면 ~할 것이다.'의 형태를 가져요. 이처럼 나 자신이나 상대방에 대해 개인적으로 옳다고 믿는 내용을 '대인신념'이라고 불러요.
...
사람들은 누구나 대인관계에서 어떤 사건이 있을 때, 자기만의 믿음을 바탕으로 그 일을 해석하게 됩니다.
...
즉, 신념은 생각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굳건한 생각, 곧 믿음이어서 '생각, 기분,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그런데 어떤 신념은 비합리적이거나 너무 경직되어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돼요. 그래서 이 신념과 사고를 찾아 합리적이고, 유연한 형태로 바꾸면 감정과 행동도 변하게 된답니다. - 50쪽"
'~해야 한다'는 비합리적 사고, 비합리적 신념, 확대 해석, 과하게 낮게 평가하는 오류, 흑백논리, ..등등은 대인관계에서 부적응적인 사고라고 한다. 대신에 '~하면 좋다.',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합리적이고 유연한 생각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62쪽에 언급된 "심리학이 말하는 '성숙한 사람의 행복한 인간관계'"를 지침으로 삼아 행복한 관계를 맺어야겠다~*
10대하면 느껴지는 첫 단어는 바로 '화'인 듯 싶다. 다행이도 <내 편이 되어줄래?> 노미애 선생님은 "화 자체는 건강한 감정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있다. 이건 만으로도 10대들은 큰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대신 저자가 말하듯 "건강한 분노 표현"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 편이 되어줄래?>를 읽으면서, "어떤 감정도 좋고 나쁨은 없으며 건강한 감정"이고 말해준 점이 매우 좋았다.
Part 2는 "분노조절"을 배우는 부분이다. 친구 관계 맺기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분노를 적절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매우 중요한 듯 싶다. 상대에게 분노를 표현할 때에 어떻게 해야 공격적이지 않고 올바르게 표출할 수 있는지, 69쪽 "건강하게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에 잘 설명되어 있다. 꼭 한 번쯤은 읽어보고 지침으로 삼으면 좋겠다~*
심리학 용어를 절로 배우게 된다. '투사(projection)'.
"내 마음속 부정적 감정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상태예요. - 73쪽"
'나를 이용하는 것 같아.',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이런 마음이 상대를 오해하게 하고 화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투사'의 방어기제를 쓰고 있는 것 또한 어린 시절 상처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방어기제가 어린 시절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에게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거나 심하게 혼난 경험이 있으면 나타나기 쉽다고 해요. - 76쪽"
어릴 적 상처는 참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 싶다.. 친구의 사소한 행동이 민감하게 느껴져서는 조금만 친밀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걱정하다 못해 집착하는 이유를 심리학에서는 어린 시절에 있다고 가정한다.
"심라학자들은 그런 이유를 아주 어린 시절에 있다고 가정해요. 엄마가 어린 아이를 키울 때, 엄마에게 상처가 많거나 또는 어떤 사정 때문에 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했거나, 충분히 함께 있으며 돌보아주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해요.
엄마는 아이를 키울 때 아이를 보살피는 것 외에도 충분히 마음을 헤아려 주고 반응해주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일부 부족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것이 결핍된 상태로 자라면 무의식에 결핍이 남아 있게 되지요. 그런 것을 심리학자들은 '정서적 박탈감의 도식'이라고 해요. - 80쪽"
[관계 맺기를 위한 심리학 교실] 두번째 시간에는 '화'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나쁘기만 하다고 생각해서 '화'를 '화병'으로 남기지 말고, 100쪽 "화를 건강하게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109쪽 "화의 적극적인 표현법(효과적 자기주장 연습)"으로 푸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화 외의 다른 부정적 감정을 화로 나타"내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불안과 공포, 슬픔, 수치심과 죄책감, 혐오감이 대체로 그렇다.
또 등장한다. ^^ 어린 시절의 상처. 이쯤하면 아이의 어린 시절이 정말 중요하겠구나 싶다!
"이 감정(수치심)은 어린 시절에 가혹하게 혼나거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경험 등이 있으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이런 감정이 자주 생긴다면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괜찮다'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어요.
...
이것은 부모님이 어린 자식에게 기대에 못 미치는 면이 있어도 너그러이 받아주고 용서해주는 것과 같은 과정이에요.
이런 용서와 사랑을 스스로에게 베푸는 것이 수치심을 치유하는 방법이랍니다. - 117쪽"
이성친구와의 관계가 온전하려면 어린 시절의 상처 치유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Part 3 이다.
"..자라는 과정에서 사랑이 충분히 못했던 아픔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랑이 부족했다는 뜻이지 사랑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않길 바라요. - 123쪽"
자신의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풀어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이 어린 시절에 생겨났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렸을 때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린 아이는 혼자서 살아갈 힘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더라도 반드시 함께하려 하거나, 아니면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그건 보호받지 못한 경험 때문에 생긴 왜곡된 생각이랍니다.
이러한 상처를 심리학자들은 '학대의 상처'라고 말한답니다. - 132쪽"
무섭다.. 아이의 어린 시절이 훗날 부부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면, 아이가 엄마로부터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무의식으로 남을 수 있게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법률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네..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함께 있어도 귀찮지 않을 때'가 결혼에 적합한 때"라고. 작가의 말대로 이는 이성관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Part 3은 10대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의 이성관계에 적용해봐도 좋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특히 141쪽에 담긴 "견뎌내는 경험", "불안감을 극복하는 과정" 등이 그러하다!
위 모든 것을 반대로 풀면, 10대에는 미숙하기에 깊은 이성관계보다는 나의 성장에 에너지를 써야할 시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심리학에서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관계에서 인격이 탄생한다고 봅니다. 20대의 사랑은 이 인격을 구조 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답니다. 따라서 깊이 사랑하고, 깊이 아파하고, 깊이 경험하길 권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10대는 내가 미숙하기에 관계도 미숙하답니다. 이 시기의 이성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기 쉽고, 이것을 회복하려면 내가 자라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질 수 있어요. 10대는 나의 성장에 에너지를 써야 할 시기랍니다.
이성관계에 깊이 빠져 힘들어하기보다는 가벼운 관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기를 권해요. ... -142쪽"
[관계 맺기를 위한 심리학 교실] 세번째 시간에는 관계를 맺는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먼저, 마음속 상처를 찾고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부분을 처음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보니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인지, 성경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인지, 심리학 지혜를 듣고 있는지 헛갈리게 한다. ^^a
"심리학에서는 대인관계의 장애물이 대부분 내 맘속에 있다고 말해요.
내 맘속 상처로 인해 관계에서 힘든 부분이 생기거나 커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저 나 스스로 그런 장애물이 있다고 여기고, 알게 모르게 영향 받고 있을 뿐이랍니다.
그것을 깨달을 수 있으면, 그래서 그것을 스스로 치울 수 있다면 그 과정이 바로 치유예요. - 154쪽"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어려움은 내 마음속 상처를 알려주는 신호 역할을 해요.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창이라고도 한답니다. - 155쪽"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그래서 상처를 줄 수도, 상처를 받을 수도 있어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와 타인의 실수를 끊임없이 용서하고, 천만 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그런 다음엔 가슴을 열어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듯 타인을 사랑하세요. 이것이 진정한 치유와 관계 맺기의 비결이랍니다. - 156쪽"
다음으로, "관계 맺기는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백번 공감한다. 나는 성격상 듣기를 더 좋아한다. 공감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본다. 157쪽에 소개되는 방법들처럼, 상대의 말에 집중하고 그런 모습이 드러나며, 그냥 그대로 들어 주기도 하고, 맞장구를 넣어주기도 하며, 상대의 속 감정을 알아내어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이런 나도 가끔은 상대의 말이 귀에 거슬리고 나쁘게 들릴 때가 있다. 좋은 뜻으로 여기려고 노력한다.
정말 우리말에는 재미있는 말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저자가 알려준 "우리 말에 '개똥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라.'란 말"에서 정말 빵 터지게 웃음이 나왔다~ 절로 공감이 되어서. ^^
"그럴 땐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마음속으로 '이건 착각이야!'라고 외쳐보세요.
...
오히려 알고 보면 말의 속뜻은 다 '사랑'이랍니다. 그러니 말뜻이 명백히 나쁜 것임을 알기 전까지는 상대의 마음을 좋은 뜻으로 여겨보세요.
우리말에 '개똥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라.'란 말이 그런 뜻이랍니다. - 160쪽"
저자는 한편으로 '적극적 듣기'와 '공감'을 할 때 주의할 점도 잊지않고 언급하고 있다. "상대를 섣불리 평가하거나, 판단하거나, 조언하지 않는 것"이 하나요, "말귀를 잘 알아듣되, 자신의 심지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둘째다.
그 다음이 바로 '말하기'인데,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과 "자기를 공개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방법들은 동화 <어린 왕자> 중 여우가 말한 '길들이기'에서 대부분 찾아볼 수 있다(169쪽).
참을성. 오해를 만들 수 있는 말. 시간을 두고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기. 마음으로 보기. 함께한 시간 쌓아가기.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비합리적 사고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아첨이나 아부 따위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
호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자신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여기세요. 그 마음을 아부나 아첨이라고 평가 절하하지 않았으면 해요. - 164쪽"
맞는 말씀이다. 나는 가끔 그렇게 표현하는데 평가절하하는 식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데 뭐라할 수 없는게 나도 상대가 그렇게 표현할 때 가끔 "'속 마음은 겉과 다를 것이다'란 추측"을 하기도 하니까.
어째든 나는 평가절하된 나의 호감을 다시 구체적인 이유를 곁들여서 나의 느낌을 표현하곤 한다.
"상대에게 호감을 표현하려면 생각, 판단보다는 느낌을 표현하는 편이 효과적이예요.
...
관계는 생각보다는 감정이 통하는 것이 중요해요.
...
호감을 전할 때 구체적인 이유도 함께 말하면 더 좋아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거든요. - 165쪽"
마지막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Win-Win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하는게 중요해 보인다(173쪽).
어느 덧 마지막 장이다. "나는 왜 이 집에서 태어났을까?". Part 4의 제목이다. 마음 한 구석이 찔끔하다. ^^ 마치 어릴 적 속마음을 들킨 듯이..
"벗어나고도 싶고, 기대고도 싶은 나의 울타리". Part 4의 부제목은 정말 공감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우리 수민양이 10대가 되어 "엄마 얼굴만 보면 화가 나요."까지는 아니였으면 좋겠다.. ^^;
저 고민을 갖고 있는 아이의 엄마는 비교를 참 많이 하시는 듯 싶다. 비교하지 않는 것이 막상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엄마가 되고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이 참 씁쓸하면서도 수긍이 된다.
"..엄마가 나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길 바라는 기대를 버리려 노력해보세요.
...
'희망고문'이라는 말처럼 기대가 있으면 실망도 있고, 마음의 괴로움이 커지기 마련이랍니다.
한편 이를 위해 ..비합리적 사고를 바로잡는 것도 도움이 돼요. ..'엄마는 나를 칭찬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나 '비교는 나쁜 것이다'란 생각들이 있어요.
...
오히려 '엄마가 나를 칭찬하고 인정해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나 '비교는 비교일 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183쪽"
다 커서도 이런 10대 감정을 느낄 때가 간혹있다.
(그 대상은 엄마는 아니지만 말이다. 누구일까.. Mother in Law.. ^^? 그럴 수도 있고.. 암튼) 기대를 갖는 것은 버리려 노력하는게 좋을 듯 싶다~*
"엄마의 무시나 비교, 비난을 '도움'이나 '관심'으로 해석하도록 노력해보는 거예요.
...
'엄마가 나를 위해 더 잘하길 원하는구나!'라는 격려로 .. '내가 그 애보다 못할까 봐 걱정하시는구나!'라며 도움으로 해석하도록 노력하는 거죠.
...
엄마의 태도를 바꾸는 것보다는 내가 해석하는 힘을 키우는 편이 더 수월할 거예요. - 184쪽"
어른도 하기 힘든 일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힘을 키우는 것. 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된다.
가끔 고민 속 주인공의 엄마처럼 매사 특별대접을 바라시는 분이 있다. 이런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유별나게 튀는 것을 심리학자들은 "어릴 적 상처를 입었거나 충분히 사랑받지 못해서 또는 과보호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맞는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아이를 과연 어떻게 키워야 좋을지..참으로 고민되게 하는 부분이다.
부모의 비교만큼이나 간섭도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지나친 통제가 있으면 보통 '화'가 나기 쉽답니다.
학원에 자꾸 늦게 가거나 빠지고, 노력보다 저조한 성적 등이 모두 엄마를 향한 분노의 다른 표현일 수 있어요. 이 행동에 담긴 속뜻은 '나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마.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이런 것이죠. - 195쪽"
"게임 중독을 포함하여 알코올 중독, 인터넷 중독 등 중독의 원인은 '관계 결핍'에서 오는 공허감이랍니다. 뻥 뚫린 것 같은 마음속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무엇인가에 의존하는 것이 중독이지요. - 194쪽"
청소년의 반항을 지나가는 관문과도 같고 적응적인 면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게 좋은 것 같다. 196쪽에서 197쪽에 이르는 저자의 '도움 한마디'는 10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일 듯 싶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
"분노가 자신을 향하면 가장 큰 피해자가 자신이 된다는 점이에요. ..결국 아까운 에너지만 낭비되는 셈이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명언이 있어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겁게 하도록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 197쪽"
이 또한 10대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도움 한마디였다.
엄마의 고민 상담도 있었다. 나는 영지 어머니처럼 "환장하겠다."며 답답해 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와 대화가 그 때에도 잘 되었으면..
"아이는 엄마에게 '나 화났어. 불만 있어.'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거랍니다.
...
어머님의 마음은 열려 있겠지만, 지금은 그 마음이 영지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므로 좀 힘들더라도 영지를 더 이해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
하나 더 조언을 드리자면 크게 나쁜 것이 아니라면, 아이의 요구를 되도록 들어주고 타협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아이를 걱정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다 똑같을 거예요. 하지만 때론 실수를 용서하고, 돌아가는 길로 갈 때 기다려주는 것도 사랑임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이 그런 사랑을 보일 때인 것 같아요. ... -198쪽"
친부모와의 관계 외, 형제관계와 이혼 후 새로운 가정 관계에서의 고민들도 나와 있다.
"형제관계는 경쟁하는 관계"라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적과 같은 경쟁관계"라는 말은 처음 듣게 되어 흥미로웠다.
형제관계의 "질투심은 당연한 감정"이라고 이해해주는 저자의 말에 10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 시기심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감사하는 마음 갖기"를 권하고 있다.
"비교 대상에 비해 내가 못 가진 부분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보다, 자신이 더 가진 부분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지요. - 190쪽"
이는 정녕 10대만을 위한 조언은 아닌 듯 싶다. 살면서 꼭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된다~*
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우리나라가 서양과 다른 독특한 가족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서양은 가족 문화가 부부 관계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부모의 결혼과 재혼에 따라 새로운 부모 자녀 관계를 맺는 것이 더 허용적인 편입니다. .. 반면 우리나라는 부자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예요. .. 여기에는 가족의 목표가 아버지의 유전자와 삶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문화적 배경이 있답니다. 따라서 혈연이 아닌데 새로운 부자 관계를 맺는 것이 서양에 비해 문화적으로 더 어려운 편입니다. - 202쪽"
여기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201쪽)까지 더해져 새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려운 것이 당연한 듯 싶다.
앞서도 나왔지만 기대심은 버리는 것이 좋은 듯 싶다.
"..가족이란 말에 담긴 기대심 때문에 오히려 관계 맺기가 어렵거든요. 이 기대심이 없어지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 서로 불편한 관계임을 인정하고, 관계에 대한 기대심을 버리면 오히려 관계 맺기가 수월해진답니다. - 202쪽"
'기능적인 가족'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기능적인 가족'이란 단어를 읽고 안타까움이 든 것을 보아, 가족에 대한 기대심이 아직도 나에게 조금 있나보다. 나도 어서 버려야지..
"기능적인 가족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 .. 대충 어림잡아도 7년 이상은 걸리는 셈이죠.
...
그러니 관계에 대해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 있게 대해보면 어떨까요? - 203쪽"
결혼 후 기대심을 버리는 데 10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그러니 재혼 가족이야 오죽할까..
그 외 재혼 가정에 있는 아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을 내용이 203쪽에서 205쪽에 걸쳐 나와있다.
[관계 맺기를 위한 심리학 교실] 마지막 네번째 시간에는 짐작되듯이 홀로 서는, 홀로 견디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부정적인 힘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힘들어도 홀로 견딜 수 있는 힘이 필요해요.
이 힘의 바탕을 이루는 두 개의 축이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이에요.
자아존중감(self-esteem)이란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
이것은 어린 시절 부모님께 무조건적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
모든 부모들이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혹은 밖에서 받은 상처를 잘 돌보아주지 못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자아존중감이 낮은 경우, ..삶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휘둘리기도 해요. ...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두려움에 원하는 바를 말하는 걸 어려워 해요.
심리학에서는 .. 지지적 관계를 맺으라고 조언해요. 내 감정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주고,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자기주장을 할 수 있고,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
그리고 홀로 견뎌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 212쪽"
나의 경우에는 "신과의 관계에서 또는 스스로 다독여주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에 해당한 편이였다. '지지적 관계'는 매우 필요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자아존중감 못지 않게 자아정체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212쪽에서 213쪽에 걸쳐 잘 설명되어 있다.
"..높은 자아존중감, 확고한 자아정체감은 좋은 관계를 위한 선행조건이라 할 수 있어요.
..관계 맺기..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 - 213쪽"
청소년기에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받기 쉬운 이유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는 매우 의미깊다. 작가가 전해주는 그 이유를 잘 이해하고 이 시기를 훗날 수민양이 지혜롭게 보내게 해주고 싶다~*
"청소년기는 내적으로 혼란한 시기이기에 외적인 대인관계 즉, 친구관계에 집중하기 어려운 때이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전 생애를 사는 동안 삶의 에너지가 주로 내면을 향하는 시기가 있는 한편, 주로 외부를 향하는 시기도 있다고 해요. ... 삶의 에너지가 내면을 향하는 동안은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면의 부정적 감정들을 정리하고 성장하는 데 힘쓰게 되지요(청소년기, 중년기). 그리고 에너지가 외부를 향하면 그 내면의 성장을 바탕으로 사회인으로 외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게 된답니다(성인기, 노년기).
이 과정은 마치 방 안이 어지러우면 손님 맞기가 불편하고, 방 정리를 해놓으면 손님 맞기가 편한 것과 비슷해요.
...
청소년들은 어지러운 마음 방을 정리하는 데 에너지를 쓰고 있어서, 외부 손님인 친구관계에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따라서 이 시기의 친구관계가 미숙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서로 상처받기 쉽답니다. - 227쪽"
작가는 에필로그에 "관계 맺기와 감정 조절은 마치 수영을 하는 방법과도 같습니다."라며 그 섬세하고 복합한 과정을 묘사한다.
"직접 경험하면서 그 과정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지요.
관계도 너와 내가 편안히 함께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고,
감정 조절 역시 내적으로 참는 것과 외적으로 표현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랍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독자들도 이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익히길 바랍니다.-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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